기준금리는 동결됐는데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결국 2%대 수신금리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달 28일부터 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p) 인하하면서 2%대 금리가 등장했다.
신한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과 '쏠편한 정기예금' 등의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3.20%에서 0.30%p 하락해 2.90%로 내려앉았다.
또 일반 정기예금 금리는 2.65%로, '마이홈플랜청약예금' 금리는 2.75%로, '신한 ISA 정기예금' 금리는 2.90%로 각각 0.30%p씩 낮아졌다.
적금도 마찬가지다. '신한 아름다운 용기 적금' 금리는 3.10%에서 2.60%로 내려갔고, '신한 쏠만해 적금' 금리는 2.00%에서 1.50%로 0.50%p 내려가 1%대가 됐다.
최근 은행에서는 수신금리 인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정기예금 금리를 0.1%p, 케이뱅크도 대표 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계금' 금리를 0.1%p 내린 바 있다.
이는 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조정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대표 상품의 금리는 기준금리(3.5%)를 밑돌고 있다.
현재 5대 은행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 예금'이 3.45%로 가장 높고, KB국민은행의 'KB 스타(Star) 정기예금'은 연 3.42%로 뒤를 잇는다.
이어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2'의 금리가 연 3.40%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준금리 전망치가 예금금리에 선반영되고 있다"며 "미국이 통화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3.616%로, 지난 3월 2일(3.963%)과 비교해 약 두 달 만에 0.347%p 하락했다.
이미 저축성 예금은 은행을 벗어나는 분위기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은 1550조1442억원으로 3월말(1568조9633억원) 대비 18조8191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무렵 1600조원을 넘겼던 저축성 예금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3월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영향으로 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영향을 미쳤다면, 최근 예금금리 인하로 인해 고객이 은행에 돈을 넣어둘 이유가 사라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이 앞 다퉈 고금리의 초단기 수신 상품들을 쏟아냈다"며 "해당 상품들이 올 초부터 만기가 오면서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10~12월만 해도 각각 4.01%, 4.29%, 4.22%로 4%대였으나 지난 1월(3.83%)에 3%대로 내린 뒤 2월(3.54%)에도 하락세를 이어왔다. 3월에는 3.56%로, 이마저도 0.02%p 소폭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시장금리가 높았던 3월 초 금융채 발행이 집중되고 몇몇 은행에서 금융채 관련 특판 행사(금리가 높은 복리채 중심)를 실시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전반이 오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박 팀장은 이달 금리 전망에 대해 "4월 상반에는 2월 코픽스가, 하반에는 3월 코픽스가 반영됐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5월에는) 금리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