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전 패배와 한일전 대패. 사실상 8강 자력 진출은 물건너갔다. 하지만 경우의 수는 남아있다. 이강철호가 기사회생하려면 어떤 경우의 수가 필요할까.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B조 2차전에서 4-13으로 크게 졌다. 전날 호주전에 7-8로 패한 한국은 조 최하위로 추락,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앞으로 이강철호가 거둘 수 있는 최고 성적은 2승2패. 하지만 자력으로 8강에 오를 가능성은 사라졌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기더라도 다른 팀의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한국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는 가정 하에, 일본이 리그에서 전승을 거두고 호주가 체코에게 덜미를 잡히는 것이다. 호주, 체코와 2승2패 동률을 맞춘 뒤에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WBC는 승률-승자승-최소 팀 실점-최소 팀 자책점-팀 타율-추첨 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두 팀의 승률이 동률일 경우 승자승부터 따지지만, 세 팀이 맞물릴 경우엔 최소 실점이 순위의 최우선 기준이 된다.
이미 호주에 패한 한국은 호주와 단둘이 동률을 이루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불리해진다. 다만 체코가 같이 승률 경쟁에 뛰어들어 준다면 한국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다. 한국은 두 경기에서 무려 21점을 헌납했다. 다른 팀보다 실점 부문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따라서 한국은 남은 두 경기에서 최소 실점과 대량 득점을 동시에 노려야 한다. 그래야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의 경우의 수가 등장했다.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이 지푸라기를 잡고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