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년에도 ‘3월의 기적’의 주인공이 될 신곡들이 발표될까?
최근 ‘차트 역주행’ 현상으로 국내 가요계에 이변을 일으킨 곡들 중 3월에 발표됐다는 공통점을 가진 곡들이 있다. 브레이브 걸스 ‘롤린(Rollin’)’, 윤하 ‘사건의 지평선’, 적재 ‘별 보러 가자’가 주인공이다. 모두 발매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뒤늦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빛을 본 노래들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역주행은 현재 음원 시장의 흐름이 정상적이지 않을 때 되돌아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미발굴된 콘텐츠를 발굴한다는 것, 대중들에 의해 선택된다는 것, 공감대를 통해 기존의 차트를 헤집고 들어가는 형태는 매우 건강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3월의 기적’이 가요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존 역주행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2017년 3월 7일 브레이브 걸스 ‘롤린’ 발매
대한민국에 가장 드라마 같은 역주행 신화를 쓴 곡을 꼽으라면 단연 ‘롤린’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브레이브 걸스는 유명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가 제작한 첫 걸그룹이지만 2011년 1기부터 2016년 2기의 멤버 개편까지 대중의 이목을 끌지는 못했다. 그렇게 대중에게 잊혀져가던 브레이브 걸스가 해체를 결심하던 2021년, 한 누리꾼이 유튜브에 게재한 ‘롤린’ 위문공연 영상이 입소문을 타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됐다.
방송 출연이 적어 군대 위문공연을 자주 다녔던 브레이브 걸스에게 고마움을 느낀 군인들이 해당 영상에 폭소를 자아내는 유머 댓글을 남겼고, 브레이브 걸스의 완벽한 라이브 실력과 무대매너도 덩달아 이슈가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2021년 여름의 무더위를 싹 날릴 만큼 시원한 고음과 청량한 분위기를 자랑한 ‘롤린’의 음악성이 각광을 받게 됐다. 그 결과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면서 멜론의 2021년도 종합연도차트 2위까지 차지했다. 영상 조회수는 6일 기준 2700만 뷰를 돌파했다. 역주행 이후 각종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을 섭렵한 브레이브 걸스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지난달 공식 해체를 발표하며 아쉬움을 안겼다.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2022년 3월 30일 윤하 ‘사건의 지평선’ 발매
지난해 3월 발매된 윤하의 정규 6집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곡 ‘사건의 지평선’은 멜론 음원차트 180위로 진입, 발매 당시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윤하는 봄 시즌에 개최되는 각종 페스티벌과 대학 축제에서 매번 ‘사건의 지평선’을 불렀고, 유튜브에 윤하의 라이브 영상이 화제가 되며 차트 역주행 현상으로 이어졌다.
발매 6개월 만에 음원차트에 재진입한 ‘사건의 지평선’은 뉴진스, 르세라핌, 아이브 등 대세 아이돌 그룹을 모두 제치고 연말 차트 1위에 올랐다. 공개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멜론의 2023년 1, 2월 음원 차트에서 ‘사건의 지평선’은 4위에 안착했다.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경계를 가리키는 말로, 끝을 아름답게 마주하고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윤하의 음악을 듣고 자란 젊은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운드와 희망찬 가사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안겨주고 있다.
사진=스톰프뮤직 제공◇2017년 3월 9일 적재 ‘별 보러 가자’ 발매
싱어송라이터 적재가 발표한 ‘별 보러 가자’는 기타 연주를 바탕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별을 보러 가자고 말하는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감성의 곡이다. 적재 특유의 담담한 보이스로 노래를 빛냈지만, 발매 당시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2018년 10월 배우 박보검이 모델로 나온 의류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채택돼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실제 적재가 편곡한 버전에 박보검이 직접 가창을 해 더 유명해졌으며, ‘별 보러 가자’ 특유의 뭉클하고 따뜻한 감성이 담긴 뮤직비디오 광고로 인기를 끌었다. ‘별 보러 가자’는 적재의 이름을 알리게 된 의미있는 곡으로 남게 됐다.
자신만의 색깔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펼친 브레이브 걸스, 윤하, 적재는 ‘좋은 노래’라는 콘텐츠로 대중에게 인정을 받으며 무명의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희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