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년 차에 드디어 주전 유격수 기회를 잡았던 개빈 럭스(26·LA 다저스)가 개막도 하기 전 부상으로 기회를 놓칠 위기를 맞았다.
럭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시범경기에 출전했다가 부상을 당했다.
주루 플레이가 문제였다. 럭스는 6회 초 공격 때 무사 1·2루 찬스에서 2루 주자로 있었다. 타자 루크 윌리엄스가 3루 땅볼을 쳤고 럭스는 3루로 뛰었다. 샌디에이고는 병살 처리를 위해 3루에서 2루수 김하성을 향해 공을 던졌고, 럭스는 이를 피하려다 넘어졌다.
문제는 넘어지다 오른쪽 무릎이 돌아간 것. 럭스는 3루에 주저 앉아 고통을 호소했고 일어나지 못해 결국 부축을 받아 들것에 실려갔다.
병원에 실려간 럭스는 아직 진단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을 예정이나 부위가 무릎인 만큼 심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MLB닷컴은 "다저스는 럭스의 부상에 대해 긍정적인 소식을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 정도가 심하면 럭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악재다. 그는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MLB) 유망주 랭킹에서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촉망 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빅리그에 올라왔을 때는 신인왕 출신인 코리 시거라는 선배 유격수의 입지가 너무 단단했다. 럭스 본인도 타격과 수비에서 인상을 남기지 못하면서 백업 2루수에 그쳐야 했다.
설상가상 2021년에는 또 다른 올스타 유격수 트레이 터너가 영입돼 2루 자리까지 차지했다. 시즌 후 시거가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났고, 지난 시즌을 마치고서야 드디어 터너까지 대형 계약을 받고 이적했다. 유격수 경쟁자는 모두 사라졌고, 팀도 럭스를 믿고 다른 대형 유격수 영입은 없다고 밝혔다.
확실한 기회 속에 럭스 본인만 성적으로 증명하면 됐다. 럭스 역시 지난해 기록한 타율 0.276 116안타 6홈런 42타점 성적을 넘고자 했다. 비시즌 동안 몸을 키웠다. 2루수가 아닌 본 포지션인 유격수에서 더 좋은 수비를 할 수 있다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러나 이 부상으로 모든 게 물음표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다저스 역시 럭스의 대체자가 많지 않다. 비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베테랑 미겔 로하스를 제외하면 전문 유격수가 없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아졌는데, 럭스가 이탈하면서 내야진 운용이 더욱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