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41·SSG 랜더스)가 한 달 전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입장 표명을 '여전히' 미루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26일 저녁 미국 플로리다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그의 입에 이목이 쏠렸지만, 사실상 입을 닫았다. 추신수는 "내가 했던 말에 대해 나중에 설명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라고만 했다.
발언이 파문을 불러온 건 1월 중순이다. 추신수는 당시 미국 댈러스 지역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선발에 대해 언급했다. 대표팀 세대 교체부터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지만 추신수는 여전히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국내 취재진과 마주했고, 26일 귀국 인터뷰 때도 기회가 있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발언 중 가장 큰 화두는 안우진이었다. 그는 고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을 가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추신수는 "어떻게 보면 박찬호 선배님 다음으로 잘 될 수 있는 선수다.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뉘우치고 있고 출장정지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도 국가대표로 나갈 수가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인식은 학교 폭력과 관련해 보편적인 한국 정서와 다소 동떨어져 있다. 추신수의 의견은 '야구만 잘하면 다 용서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안우진 측은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그중 1명과는 용서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논란이 커지자 "안우진이 있어야 세대교체가 되는 거냐? (그게 아니라면) 안우진은 그럼 아닌 거다. 시대가 아직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발언은 한동안 대표팀을 계속 따라다녔다. 이강철(KT 위즈) 대표팀 감독과 선수에게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야구 대표팀의 초반 이슈를 집어삼켰고, 팀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추신수가 밝힌 인위적인 세대 교체론에 대해서도, 야구인 선배들의 따가운 비판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은 중간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
추신수는 일부 내용이 자신의 의도와 달리 해석돼 아쉬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최소한 그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과도 빼놓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부추겨 막 출범한 야구 대표팀과 몇 몇 선수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팬 여론도 부정적이다. 추신수는 주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만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추신수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생각이나 경험이 다 다르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WBC를 준비 중이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되지 않겠나. 일단 응원하고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 나중에 (말할) 기회가 분명히 올거라고 생각한다. 그 시기가 오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에 관해선 "시즌 중간이 될 수도 있고, 시즌 후가 될 수도 있다. 야구 인생이 끝나고 나서도 될 수 있다"며 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여긴다면 잘못된 인식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투수와 타자는 타이밍을 놓고 싸운다. 자신의 발언을 바로잡는 것도 모두 타이밍이 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