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작성한 한석현. NC 다이노스 제공
리드오프 맞대결에서 승리한 건 '바람의 손자'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아니었다. '이적생' 한석현(29·NC 다이노스)이 스프링캠프 첫 실전에서 강인권 NC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한석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1회 첫 타석에서 김광현(SSG 랜더스) 상대 우전 안타를 뽑아냈고 세 번째 타석인 4회 1사 1루에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한석현은 1-7로 뒤진 5회 1사 만루 찬스에선 1루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투수는 대표팀 필승조 정우영(LG 트윈스). 경기에 나선 NC 타자 중 멀티 히트를 작성한 건 3번 타자 도태훈(5타수 2안타)과 한석현 두 명뿐이었다. 팀이 2-8로 패했지만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대표팀 1번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석현은 지난해 11월 퓨처스리그(2군)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 NC로 이적했다. 그의 1군 성적은 통산 0.250(32타수 8안타)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다만 2군에선 잔뼈가 굵다. 통산 성적이 441경기 타율 0.293(1309타수 384안타)이다. 2020시즌 2군 북부리그 타격왕(0.345)과 도루왕(29개)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2군 48경기에 출전, 타율 0.338(151타수 51안타)를 기록했다. 2군 FA 선언 이후 최소 3개 구단에서 러브콜을 보냈는데 최종 NC행을 선택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진행한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적하면서) 동기부여가 있는 거 같다"며 "이전에 했던 것보다 일찍 준비했다. 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 적응만 빨리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수·주 다 자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캠프 첫 연습경기에서 인성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석현은 경기 뒤 "페이스를 일찍 올렸기 때문에 공을 보는 것보다는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 NC 유니폼을 입고 (LG에서) 함께 했던 정우영, 고우석 선수를 상대할 때는 어색하기도 하고 미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이제 캠프 첫 실전 경기다. 개막까지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