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지난 시즌(2022) 팀 타율(0.272)과 장타율(0.398) 득점(720개) 1위에 올랐다. 2021시즌엔 세 부문 모두 하위권이었다. 공격력이 1년 만에 크게 올랐다.
자유계약선수(FA) 대어였던 나성범을 영입한 효과가 나타났다. 새 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3할(0.311)대 타율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황대인·이창진·류지혁·박찬호 등 주전 안착을 노리던 선수들의 성적도 크게 좋아졌다. 전반기 부진했던 '야수 최고참' 최형우도 후반기부터 이름값을 해냈다.
이범호 타격코치의 공이 크다. 그는 자신감을 잃은 베테랑부터 성장에 목마른 선수, 그리고 신인까지 두루 챙겼다.
지난해 7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월간 최우수선수(MVP) 이창진은 "기존 레그킥(Leg-kick)을 버리고 이동 발(왼발)을 지면에서 거의 떼지 않는 타격 폼으로 바꿨다. 이범호 코치님의 제안을 들은 것이다. 이후 골반과 허리 회전 위주로 타격하는 것에 집중하며 좋은 성적이 따라왔다"고 했다.
1차 지명 신인 김도영도 "시즌 초반에 부진하며 멘털이 흔들릴 때 이범호 코치님이 '올해는 야구 인생 내내 쓸 타격 폼을 만드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당장 성적을 내려는) 내 조바심을 덜어주셨다. 덕분에 후반기 내 폼을 정립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최형우도 전반기 극심한 타격감 난조에 시달릴 때 이범호 코치를 찾았다. 최형우는 "원래 내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는 편인데, 선배이자 지도자(이범호 코치)와 함께 얘기하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홈런(14개) 타점(91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황대인도 "시즌 초반, 타점 기회가 너무 많아 부담감이 생겼다. 이때 이범호 코치님이 '삼진·범타로 물러나도 자신 있는 스윙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이 말을 새기고 타석에 나선 뒤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범호 코치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3루수였다.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329홈런을 날렸다. KBO리그 통산 최다 만루홈런(17개) 1위에 올라 있어 '만루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다.
이범호 코치는 2021시즌 KIA 퓨처스(2군)팀 총괄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 최희섭 코치와 함께 타격 파트를 맡았다. 그리고 올해 최희섭 코치가 잔류군으로 이동하며 홀로 메인 타격코치를 수행하게 됐다.
KIA는 2023시즌 목표로 우승을 내세웠다. 황대인·이창진·류지혁·박찬호의 분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변우혁·임석진·김석환 등 '거포 유망주'들의 성장과 새 얼굴의 등장도 절실하다.
평소 이범호 코치는 "단점 보완보다 장점 강화가 더 중요하다. 내가 선수를 보는 시선도 다르지 않다"라고 했다. 최희섭 코치와 떨어져 홀로서기를 하는 이 코치에게 2023년은 큰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