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와 결전 앞둔 축구 대표팀의 정우영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정우영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카타르 내셔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참석에 앞서 그린 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23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표팀 맏형 정우영(33·알사드)은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축구 팬들에게 제대로 된 칭찬을 듣지 못하던 선수였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국 축구대표팀의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화려하게 공격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상대 선수를 막아내는 게 주 임무다. 작은 실수만 나와도 ‘욕받이’가 되곤 했다.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과 이어진 평가전에서 정우영은 종종 실수를 저질렀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비교해 33세 정우영이 노쇠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간절하게 뛰고 또 뛰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팬들은 ‘정우영의 재발견’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파울루벤투 감독이 왜 정우영 자리에 다른 대체자를 고려하지 않고 큰 신뢰를 보냈는지 납득이 갈 만한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한국은 포백 수비라인의 사이드백인 김진수(전북 현대)와 김문환(전북)이 공격적으로 상대 공격진영까지 올라가서 플레이한다. 중앙수비수 김민재(나폴리)도 공격 가담을 적극적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결국 정우영이 사실상의 중앙수비수 보조 역할까지 하면서 상대 공격수들의 일차 저지선 역할을 해내야 하는데, 그는 H조 1차전인 우루과이전에서 세계적인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을 훌륭하게 막아냈다. 공 따내는 정우영 (알라이얀=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에서 정우영이 공을 따내고 있다. 2022.11.25 k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3일(한국시간) 열린 H조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는 정우영이 없었다면 한국 수비에 큰 구멍이 뚫릴 뻔했다.
이날 경기에는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한 김민재가 선발에서 제외됐다. 김민재는 경기 전 워밍업도 하지 않았고, 훈련복도 갈아입지 않았다. 포르투갈전을 소화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뜻이다. 김민재의 자리에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중앙수비수 김영권(울산 현대)이 부상을 당했다. 한국은 후반 36분 김영권과 이강인(마요르카) 대신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타이산)와 공격수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들어가는 공격적인 전술로 포르투갈에 맞불을 놓았는데, 이때 정우영이 중앙수비수로 내려가 멀티 플레이어로서 한국의 수비라인을 지켰다.
이후 정우영이 중앙수비를 맡고 있던 10여분 동안 포르투갈은 계속 공격을 이어갔다. 수비수 자리에 선 정우영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극적인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황희찬 득점 직후 공격수 조규성(전북 현대)이 나가고 수비수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이 투입되면서 정우영은 제 자리로 돌아갔다.
정우영은 포르투갈전 후 “센터백으로 내려갈 때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라 좀 걱정이 됐다. 버텨보자는 생각만 들었다. 그런데 앞에 있는 선수들이 너무나 잘 버텨줬다”고 했다.
그는 “김민재는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너무나 중요한 선수지만, 그 자리에 들어간 권경원이 정말 잘 소화해줬다. 우리 선수들은 다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영의 어깨는 16강에서 만나는 브라질전에서 더 무거워졌다. 김민재는 여전히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김영권 역시 포르투갈전 도중 다친 부위를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하필 상대는 세계 최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브라질이다.
그래도 정우영은 긍정적인 말을 먼저 했다. 그는 “포르투갈전이 열리기 전 경우의 수는 희박했지만, 나는 그때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만큼 모두가 간절하게 바랐기 때문에 모든 게 도와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과 대회 16강전에서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