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C조 멕시코와 폴란드의 경기. 멕시코 관중들이 응원하는 가운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관중들의 문제적 언행에도 조사에 나섰다.
엘 우니베르살, 레포르마 등 멕시코 매체들은 23일(현지시간) FIFA가 22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C조 1차전 멕시코와 폴란드의 경기에서 멕시코 관중들이 부적절한 내용의 노래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여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정확한 발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FIFA는 멕시코 축구연맹 측에 '경멸·차별·모욕적 언행으로 국가·사람·단체의 존엄이나 존엄을 침해한 행위'를 처벌하는 FIFA 규정 13조에 근거한 조사라고 통지했다고 전해졌다. 현지 매체들은 일부 구호 중 성 소수자 혐오적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FIFA가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관중은 심판에게 욕설하거나 폴란드 선수를 향해 야유를 보내며 다소 거친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FIFA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대한 무관용 정책에 따라 징계 법규를 근거로만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폴란드와 멕시코는 이 경기에서 0-0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FIFA는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벌인 문제적 행동에도 엄격하다. 지난 9월에는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튀니지와 프랑스의 친선경기에서 관중석에서 히샬리송에게 바나나를 던지는 인종차별적 행동을 하자 곧바로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때도 폴 포그바와 우스만 뎀벨레에게 러시아 관중이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치자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관중들의 차별 행위를 제재하지만, 선수들이 이를 지적하는 것 또한 제재하고 있다. FIFA는 개최국 카타르의 문화를 존중한다며 유럽 대표팀 주장들이 준비했던 원 러브(One Love) 완장 착용을 금지했다. 원 러브 완장은 다양한 성 정체성을 포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각 주장은 제재에도 이를 착용하려 했지만, FIFA의 태도가 워낙 강경해 결국 포기했다. 23일 일본과 E조 1차전을 치렀던 독일은 완장 대신 입을 막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