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NC 다이노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김태군. 김태군은 올 시즌 강민호의 백업포수로 소금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군을 내준 NC는 불펜 투수 심창민을 받았지만 부진에 부상이 겹쳐 울상이다. 삼성 제공 트레이드로 포수 김태군(33·삼성 라이온즈)을 떠나보낸 아쉬움만 더 커졌다.
NC 다이노스는 6일 포수 권정웅(30)의 영입을 발표했다. 권정웅은 지난달 30일 내야수 최영진, 투수 임대한과 함께 삼성에서 웨이버로 공시됐다. 프로야구 규약 제95조 [선수계약의 양도신청]에 따라 웨이버 공시 이후 7일 이내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유계약선수(FA)로 신분이 변경된다. 하지만 이 경우엔 당해 연도 선수 계약을 할 수 없다. 삼성에서 웨이버로 공시된 세 선수 중 이적이 결정된 건 권정웅이 유일하다.
NC로선 '긴급 수혈'에 가깝다. NC는 현재 주전 포수 양의지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크고 작은 부상 탓에 포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양의지의 백업으로 박대온이 버티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박대온의 시즌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문다. 퓨처스리그(2군)에 즉시 전력감 포수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강인권 NC 감독 대행은 지난 1일 확대 엔트리(28명→33명)가 시행됐을 때 1군 엔트리에 포수를 충원하지 않았다. 6일 기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1군 포수 엔트리가 2명(양의지·박대온)인 구단은 NC가 유일했다.
김형준의 무릎 수술로 계획이 틀어졌다.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인 김형준은 오는 21일 전역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8월 말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 복귀까지 1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NC 안방에 초비상이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NC는 시즌 뒤 양의지마저 FA로 풀린다. 양의지가 팀을 떠날 경우 가용할 수 있는 포수 자원이 더욱 부족해질 수 있다. 권정웅과 계약한 것도 여러 경우의 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권정웅의 영입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김태군 트레이드'의 실패를 의미한다. 당시 NC는 1군 주전급 백업 포수 김태군을 삼성에 내주고 사이드암스로 심창민과 함께 포수 김응민을 받았다. 불펜 보강 목적으로 심창민을 영입하기 위해 김태군을 떠나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이동욱 당시 NC 감독은 "박대온과 김응민, 정범모를 양의지의 백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즌 중에는 (포수 유망주) 김형준이 전역해 복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상대로 시즌이 흘러가지 않았다. 그 어느 선수도 양의지의 백업으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더욱이 큰 기대를 모은 심창민마저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심창민은 삼성 시절 중간 계투와 마무리 투수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불펜이었다. 2016년 25세이브, 2021년 16홀드를 기록할 정도로 쓰임새가 다양했다. 그런데 NC 유니폼을 입은 뒤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시범경기부터 3경기 평균자책점이 19.29(2⅓이닝 6실점)로 높았다. 우려 속에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했지만, 나흘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1군 등록과 말소를 반복했고 5월 중순 이후에는 1군에서 사라졌다. 오른 팔꿈치 통증 문제 때문에 재활조로 내려가 시즌 내 복귀 여부에 물음표가 찍혔다.
김태군이 삼성에서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준수한 활약을 펼쳐 NC로선 트레이드 결과가 더 뼈아프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