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셀 고베를 꺾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전북 선수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K리그1에서는 2위에 올라 있다.
빼어난 성적이지만, 오랜 기간 K리그 최강 클럽의 자리를 지켰던 전북의 올 시즌 플레이는 ‘2% 아쉽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전북은 지난 22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비셀 고베(일본)를 연장 끝에 3-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전북의 바로우와 구스타보가 승리를 책임진 경기였다. 비셀 고베가 선제 골을 넣은 후 구스타보의 패스를 받은 바로우가 동점 골을 넣었고, 연장 전반 14분 만에 바로우의 패스를 이어받은 구스타보가 결승 골을 넣었다. 바로우와 구스타보는 비셀 고베 수비진을 휘저으며 공격을 이끌어 갔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문선민의 쐐기 골은 비셀 고베의 골키퍼까지 공격 진영으로 올라가 총력전을 펼칠 때 맞은 역습 기회에서 나왔다.
올 시즌 전북은 이날 경기와 같이 특정 선수의 개인 기량으로 승리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다. 잘 짜여진 조직력이 아니라 경기에 따라서 누군가 터지면 그 한방으로 승리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전북은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거나 확실한 팀 컬러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경기가 자주 나왔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그나마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쿠니모토는 음주운전으로 계약 해지됐고, 수비의 중심을 잡았던 홍정호는 부상으로 빠져 있다.
김환 tvN 축구 해설위원은 “전북이 승리한 경기는 선수 개인 기량에 의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확실한 조직력이나 팀 컬러가 약하고 팀이 전체적으로 언밸런스하다 보니 전북이 이기긴 이기는데 ‘꾸역승’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환 위원은 “최강희 감독 시절 전북은 이동국, 김신욱 등을 이용한 롱볼 축구를 하면서도 확실하게 지키고 상대를 압도하는 컬러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한 전북의 컬러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는 게 실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경기별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다 다르기 때문에 경기마다 도드라지는 선수도 다 다르고,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단조롭다”고 분석했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22일 비셀 고베전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오늘 3골을 넣었지만, 골 찬스에서 결정력이 부족했었다"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기에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의 진짜 도전은 25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다.
올해 동아시아 최강 클럽의 자존심을 두고 전북과 격돌하는 우라와는 사이타마 스타디움이 홈구장이다. 거센 홈팬의 응원과 더불어 16강전과 8강전을 연이어 5-0, 4-0의 쾌승을 거두고 올라온 우라와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