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9연전에서 분위기가 꺾인 KIA 타이거즈.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원정 9연전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올 시즌 팀 최다 연패를 당했고, 주축 타자마저 이탈했다.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0)는 지난 2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 4회 초 타석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상대 선발 투수 김광현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코와 오른쪽 광대 사이를 맞았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일어났다. 3루 쪽 원정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인 뒤 구급차에 탑승했다. 걱정하는 KIA팬을 안심시키려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KIA 구단 관계자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코뼈가 골절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코 부위 부기가 가라앉은 뒤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KT 위즈 내야수 황재균도 코뼈 골절상으로 37일 동안 이탈한 바 있다. 황재균은 한 번 튄 타구를 잡으려다 부상을 당했다. 반면 소크라테스는 시속 145㎞ 강속구를 그대로 맞았다. 재활 치료와 복귀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3일 기준으로 리그 안타(101개)와 득점(54점) 부문 1위, 타율(0.332)은 3위에 올라 있다. 5월에는 44안타를 치며 '월간 최다 안타' 역대 2위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나성범과 함께 KIA의 공격을 이끌었던 타자다.
KIA는 지난달 24일 올 시즌 가장 긴 원정길에 올랐다. 시작은 산뜻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1·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시리즈 우세를 확보했다. 주전급 타자와 일부 필승조 투수들의 출전을 안배해 체력 관리를 해줄 만큼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두산 3차전부터 7연패를 당했다. 올 시즌 팀 최다 연패. 이 기간 팀 타율(0.231)은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선발 투수가 잘 던진 경기에선 꼭 불펜이 흔들렸다. 1점 차 패전만 5번. 뒷심이 부족했다.
KIA는 원정 9연전 전까지 5위 KT에 3경기 차 앞선 4위를 지켰다. 그러나 연패가 길어지며 3일 KT에 4위 자리를 내줬다.
남은 레이스는 더 험난하다. 최근 양현종을 제외한 국내 선발 투수들의 경기력 기복이 크다. 스윙맨 윤중현의 구위도 크게 떨어졌다. 5월 리그 월간 타점 1위(31개)에 오르며 4번 타자까지 올라섰던 황대인은 6월 들어서 타격감이 크게 식었다. 1번 타자로 낙점됐던 류지혁도 1할대 타율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의 중심이었던 소크라테스까지 이탈했다. 현재 KIA 타선에서 상대 배터리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타자는 나성범 1명뿐이다. KIA가 험난한 여름 레이스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