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홈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살면서 집을 고칠 수 있는 부분공사 상품 선전에 활짝 웃고 있다. 한샘은 최근 주택 매매 급감과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고전 중이다. 그러나 휴가를 다녀오는 동안 집을 고칠 수 있는 부분공사 패키지가 꽉 막힌 숨통을 틔워주는 모양새다.
"잠깐 호캉스 다녀오세요"
한샘은 지난 3일부터 '살면서 부담 없이 고치는 집' 이벤트를 시작하고, 호텔 숙박과 보관 이사, 입주 청소 등의 서비스와 맞춤형 부분 공사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살면서 부담 없이 고치는 집이란 이사를 하지 않고 이뤄지는 단기 부분 시공을 뜻한다. 빠른 기간 내 공사를 끝낼 수 있도록 공기를 3일·5일·10일로 대폭 줄인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한샘에 따르면 '3일 공사 패키지'는 부엌·욕실·도어·중문 4개 공정으로 구성된다. 부엌과 욕실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인테리어 효과가 크고, 고객이 별도 거주지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면에서 매력적이라는 것이 한샘 측의 설명이다. 부엌·욕실·중문·벽지·조명·필름 등을 진행하는 10일 공사 패키지는 이사하지 않아도 사실상 집 전체를 바꾸는 올 수리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
한샘 측은 고객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을 고민하다가 부분공사 패키지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사를 하지 않고 거주 중인 집을 리모델링하려면 보관 이사는 물론 임시 숙소를 따로 마련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기가 3~10일에 그치고, 원하는 부분만 고친다면 굳이 번거로운 보관 이사나 임시 거처를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한샘 측은 부분공사 패키지가 갈수록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 2021년 전년 대비 47.9%나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서울에서 판매된 한샘의 리모델링 상품 '리하우스 패키지' 공사 건수는 15%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샘 관계자는 본지에 "집을 이사 가지 않고 살면서 노후 주택을 고치는 수요가 높은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며 "한샘닷컴에서 진행되는 부분공사 패키지 이벤트의 고객 상담 신청 건이 지난 2월 대비 3월 약 2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돌파구 필요한 한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샘의 올 1분기 매출액은 5259억 원, 영업이익은 100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60.2%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75억 원으로 11.8% 줄었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인해 주택매매 수요가 급감하고 원자재 가격마저 오르면서 마진이 줄었다는 것이 투자 업계 및 한샘 측의 분석이다. 이달 들어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집보다 외부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는 점도 한샘의 고민거리다.
주가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7월 15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한샘의 주가는 지난주 6만7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샘은 미끄럼틀을 탄 주식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위원은 지난 6일 장내 매수를 통해 한샘 주식 868주(약 5980만 원)를 취득했다. 김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1월 20일과 2월 17일, 5월 4일 등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에 달한다. 김 대표는 총 3억 원에 달하는 주식 추가 취득으로 4110주(0.02%)를 보유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로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다. 실례로 삼성은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자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위한 대출상품까지 경영진에 소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실적이다. 한샘은 집을 이사 가지 않고 바캉스나 호캉스를 떠난 기간에 원하는 부분 시공을 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한샘 관계자는 "최근 주택 매매 감소와 주택 노후화로 살면서 집을 고치는 고객의 니즈가 늘어났다"며 "주택 경기와 상관없이 성장하는 리모델링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