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사가 독점한 시장 경쟁 환경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인용한 미국 증권회사 메릴린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 1위 사업자 중 SK텔레콤의 ARPU는 37.81달러로 3번째로 높았다. 전년 대비 한 계단 올라갔다. OECD 평균은 24.87달러다.
KISDI는 "높은 ARPU가 반드시 높은 요금 수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서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위 사업자의 ARPU를 국가별 1인당 월평균 모바일 데이터 이용량으로 나눠 계산한 1GB당 ARPU는 SK텔레콤이 3.42달러로 OECD 21개국 중 12번째로 높았다.
이 역시 낮은 ARPU가 낮은 요금 수준을 뜻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고가의 무제한 정액제 가입자 비중이 높은 나라의 경우 높은 요금 수준과 별개로 1GB당 ARPU는 낮을 수 있다.
KISDI가 각 기업 데이터로 ARPU를 분석했을 때는 LG유플러스 3만151원, SK텔레콤 2만8616원, KT 2만8220원의 순으로 높았다. 전년과 비교해 SK텔레콤은 0.4% 감소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5%, 0.7% 증가했다.
일본 총무성의 2020년 이동통신 국제 요금 비교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6개국(일본 도쿄·미국 뉴욕·영국 런던·프랑스 파리·독일 뒤셀도르프·한국 서울) 중 2~3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나눠 가진 우리나라 이통 시장의 경쟁 환경은 여전히 미흡했다. 경쟁이 활발할수록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이 많이 나와 이용자 편익 증대에 도움이 된다.
KISDI는 "국제 비교 시 시장 구조가 더 집중적이고 요금 수준은 높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경쟁이 활발하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보급률은 100%를 넘어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다만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면서 5G와 같은 고품질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KISDI는 "향후 5G 전환에 대한 이통사의 대응, 알뜰폰의 적응 여부에 따라 시장 경쟁 상황이 좌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