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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허경환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동업자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배형원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혐의 대부분을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A씨가 일부 횡령 금액을 반환하고 법원에 3억원을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죄질이 좋지 않고 사기 범행에 관해서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을 면할 수 없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A씨를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허씨가 운영하는 식품유통업체 '허닭'의 회사자금 총 27억36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감사로 재직하며 실제로 회사를 경영하고 법인통장과 인감도장 등을 보관하면서 자금 집행을 좌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별도 회사에 돈이 필요할 때마다 허닭의 자금을 수시로 빼내기도 했다.
또 허씨의 이름을 허위로 기재해 주류 공금계약서를 위조하거나,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허씨로부터 1억원을 빌리고 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있다.
A씨는 2020년 3월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211%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았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