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제공 2022시즌 익숙한 포지션을 떠나 낯선 1루에서 공을 받는 베테랑들이 있다. 지난해까지 LG 트윈스 우익수로 뛴 채은성(32)이 올 시즌 1루수로 전향한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36)는 좌익수와 함께 1루수를 병행할 예정이다.
선수의 포지션이 바뀌는 건 대개 경쟁에서 밀려난 경우다. 하지만 채은성과 전준우의 도전은 팀 전력 강화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다. 하루아침에 결정된 건 아니고, 1~2년 전부터 조금씩 대비했다. 채은성과 전준우 모두 외야수로서 발이 빠르거나 수비 범위가 넓은 편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됐다.
지난겨울 LG는 국가대표 외야수 출신의 박해민을 4년 총액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4+2년 최대 115억원에 FA 계약한 김현수가 좌익수를 지키고, 중견수 홍창기가 우익수로 옮긴다. 팀 수비를 강화하면서 채은성의 몸 상태까지 고려해 1루수 전환이 결정됐다. 채은성은 "예전부터 1루수도 하는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준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1루수로 얼굴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 확대로 인해 외야 수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롯데에는 이대호와 정훈 등 1루수로 출전 가능한 쟁쟁한 선수들이 많지만, 올 시즌 전준우가 1루수로 나서는 모습을 꽤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전준우가 안정적으로 1루를 소화하면 외야 구성이나 라인업 작성에서 그 부분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전준우는 "외야와 1루 모두 잘 소화하면 선수 가치가 높아진다. 마음 편하게 임하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공교롭게도 둘 다 입단 당시 포지션은 3루수였다. 하지만 내야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외야로 옮긴 뒤 프로 무대에 안착했다. 1루수로 나설 경우 타격에 능한 장점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천=정시종 기자 채은성은 시범경기에서 4번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통산 타율 0.298를 기록 중인 그는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최근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전준우는 지난해 최다안타 1위(192개) 타율 2위(0.348), 2루타 1위(46개) 등에 올랐다. 체력 부담이 큰 외야를 떠나 1루수로 나설 경우 타격에 더 집중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최근 좌타자가 늘어난 것과 비례해 강습 타구가 많아져 1루 수비의 어려움은 과거보다 더 커진 점도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채은성의 1루 전환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실수는 나올 수 있지만, 불안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도 "전준우가 원래 내야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인 만큼 운동신경이 굉장히 좋다. 공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아주 좋았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