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배송 서비스 '와우 멤버십' 요금을 인상했다. 회사는 여러 서비스를 추가했다는 입장이지만, 고객들은 "인상 폭이 너무 가파르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기존 2900원인 로켓배송 서비스 와우 멤버십 요금을 72%나 오른 4990원으로 변경한다. 이번 변경은 30일부터 신규 회원에 한해 적용된다. 기존 회원의 요금 인상은 추후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멤버십을 시작한 뒤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에 수조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까지 쿠팡의 누적 적자는 4조8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 2019년 와우 멤버십을 처음 도입한 이후 요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요금을 올리는 대신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했다. 쿠팡 측은 "신선식품을 주문 다음 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로켓프레시 외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레이어인 쿠팡플레이 등 새로운 서비스들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쿠팡이 미국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을 벤치마킹한 '이용자 락인'(lock-in·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쿠팡이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여러 서비스를 끼워넣어서 고객이 기존 서비스를 이탈할 수 없도록 가두리를 친다는 것이다.
고객 반응은 엇갈린다. 소비자 A 씨는 "코로나19로 학교를 잘 안 가게 되면서 와우 멤버십을 잠시 해지했다.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돼 다시 가입하지 않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G마켓과 옥션의 스마일배송 등 비슷한 다른 기업의 서비스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폭이 크다는 내용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와 비교해 볼거리가 별로 없다. 결국 기존 회원도 올린다는데, 70% 이상 인상한 건 너무하다" "저렴한 멤버십 요금으로 로켓배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는데 이제 사용 못 하겠다" "로켓배송이 가능한 물건은 가격이 최저가보다 조금씩 더 비싸지 않나. 인상 폭이 부담된다" 등의 글이 적지 않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 회원들은 무제한 무료배송과 무료반품뿐만 아니라 해리포터, 스파이더맨과 같은 인기 영화, 배수지 주연의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를 포함한 새로운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