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울버햄튼전에 출전했지만 후반 26분 교체되면서 다리를 절뚝거려 현지 언론과 팬의 걱정을 샀다. [AFP=연합뉴스] 22일(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토트넘-울버햄튼전. 후반 26분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29)이 해리 케인과 교체됐다. 손흥민은 고개를 숙인 채 살짝 절뚝이며 걸어 나왔다.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다친 것처럼 걸어나갔다. 몸 상태는 괜찮은가”란 질문이 나왔다. 누누 산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몸을 풀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였다. 잘 모르겠다. 지금은 대답해줄 수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풋볼런던의 알라스데어 골드 기자는 “손흥민이 웜 업을 예정보다 일찍 마치고 의료진과 나왔다. 자유롭지 않아 보였고, 자신 있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왼쪽 무릎에 검은색 테이핑을 한 채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슈팅 2개(유효슈팅 1개)에 그쳤다. 토트넘이 1-0으로 이겨 2연승을 기록했지만, 팬들과 현지 언론은 손흥민의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부상을 우려했다. 햄스트링은 손흥민이 지난해 10월, 올해 3월 다쳤던 부위다. 피로 누적과 무리한 스프린트(단거리 전력질주), 급작스러운 방향 전환 탓에 부상을 입었다. 손흥민은 순간적으로 뒷공간을 파고드는데, 이는 햄스트링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플레이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71분만 뛰었다고 해도 손흥민의 스프린트가 14회로 적은 편이었다. 평소에는 20회 이상 나온다”면서도 “햄스트링 부상이었다면 의무팀이 출전을 말리지 않았을까. 실제로 이날 손흥민은 최고 시속 33.41㎞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 팬이 찍은 영상을 보면 손흥민은 경기 전 몸을 풀며 무릎 부분을 열 차례나 만졌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서울제이에스병원 송준섭 원장은 “만약 무릎 내부에 심각한 부상이 있다면 20분도 뛸 수 없다. 시즌 초반이라 피로 누적 상태도 아니다. 총괄적으로 보면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심각한 부상 상태로 아웃되지 않았으니 대처가 잘 된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뿐만 아니라 한국축구대표팀도 화들짝 놀랐다. 대표팀은 다음 달 2일 서울에서 이라크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다음 달 7일에는 수원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치른다.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은 23일 대표팀 명단(26명)을 발표하며 손흥민을 포함했다. “손흥민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선발했는가”란 질문에 벤투 감독은 “부상에 관련해 따로 보고받은 건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손흥민이 문제없고 좋은 컨디션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주 (개막전에) 90분 출전했고, 어젯밤 71분 뛰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표팀 관계자가 경기 후 선수(손흥민)에게 직접 체크했다. ‘병원에 가거나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대표팀은 손흥민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모호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손흥민이 큰 부상을 입진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손흥민은 지난 3월 한일전 명단에 뽑혔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추후에 제외된 적도 있다.
축구협회 차원에서 손흥민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아랍에미리트·이라크·시리아·레바논 등 중동 5개국과 A조에 속했다. 10월에 손흥민이 영국~한국~중동을 오갈 비행 거리만 약 2만㎞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빡빡한 일정과 장거리 이동 탓에 햄스트링이 탈 난 적이 있다.
한편 벤투 감독은 터키프로축구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중앙수비 김민재(페네르바체)를 비롯해 황의조(보르도) 등 최정예 멤버를 뽑았다. 명단에서 제외한 이강인(발렌시아)에 대해선 “전술, 전략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