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2루 로맥이 투런홈런를 치고 홈인해 추신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6.23/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6·SSG)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로맥은 홈런 타자가 즐비한 SSG에서도 돋보이는 파워를 자랑한다. 7월 1일까지 홈런 17개를 때려내 리그 5위, 팀 내에선 최정(20개)에 이은 2위다. 2017년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지난 시즌까지 연평균 홈런 33.75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거뜬히 홈런 30개를 넘길 수 있는 페이스다.
경험도 무기다. 외국인 선수의 성공을 좌우하는 변수 중 하나가 리그 적응이다. 로맥은 이 부분에선 이미 검증을 마쳤다. 2017년 5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돼 올해도 다섯 번째 시즌을 소화 중이다. 메릴 켈리(4년, 2015~18)를 넘어 구단 역사상 최장수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팀에 새 외국인 투수가 영입되면 그 선수의 적응을 돕는 조력자 역할까지 자처한다. 'SSG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고 훈련 태도까지 성실하다.
하지만 올해 로맥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정확도가 너무 떨어진다. 시즌 69경기 타율이 0.233(249타수 58안타)로 규정타석을 채운 54명 중 51위. 외국인 타자 중에선 최저다. 교체설에 휩싸인 라이온 힐리(한화·0.261), 슬럼프에 빠진 프레스턴 터커(KIA·0.245)보다 타율이 낮다. KBO리그 무대를 밟은 뒤 타율, 출루율, 장타율까지 개인 최저 수준. 특히 장타율(0.546→0.466)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홈런포는 여전하지만 2루타가 잘 터지지 않는다. 득점권 타율(0.169)까지 빨간불이 켜졌다. 지표상 공갈포에 가깝다.
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2루 로맥이 투런홈런를 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6.23/ 일시적인 부진이 아닐 수 있다. 그 부분이 더 큰 문제다. 로맥은 올해 서른여섯 살. 성적 하락 원인이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단 하나도 없던 비거리 105m 짧은 홈런이 올해 벌써 2개나 기록됐다는 것도 심상치 않다. 홈런을 제외한 타격 지표가 전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SSG 중심 타선의 힘도 그만큼 반감됐다. 구단 안팎에서 '로맥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원형 SSG 감독은 로맥을 신뢰한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인천 삼성전에 앞서 "(로맥의 활약을) 기다리겠다. 항상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믿고 앞으로 더 많이 남아 있다.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로맥은 이날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SSG는 이미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아티 르위키를 대신해 샘 가빌리오를 영입했다. 시즌 중 외국인 선수를 2명이나 바꾸는 건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부상이 아닌 부진을 이유로 교체하는 건 더욱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