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이 24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격에 성공한뒤 환호하고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1.03.24. 배구 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의 진가는 벼랑 끝에서 더 빛났다.
김연경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선발 출전, 23득점·공격 성공률 59.45%를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0(25-12, 25-14, 25-18)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정규시즌 1위 GS칼텍스를 향해 칼끝을 겨눈다.
흥국생명은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2차전 1세트에서는 역대 최소 득점(6점)을 기록하는 '굴욕'을 당하며 내줬다. 기세는 기업은행이 앞선 상황. 김연경은 1세트부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오픈 공격으로 이 경기 첫 득점을 해냈고, 바로 이어진 수비에서는 기업은행 '주포' 라자레바의 백어택 공격을 블로킹 해냈다.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과 큰 소리로 동료들을 향해 기(氣)를 불어 넣었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퀵오픈을 성공시켜 흥국생명의 4번째 득점을 해냈고, 7-1로 앞선 상황에서는 '전매 특허' 연타 공격을 성공시키며 상대 기를 꺾었다.
흥국생명은 8~9점 차 리드를 유지하며 여유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연경은 20-9에서 오픈 공격, 23-12에서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1세트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브루나가 마무리하며 완벽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김연경은 그 중심에 있었다.
2세트도 접전 승부에서 김연경이 빛났다. 기업은행 전열이 정비되며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9-10, 1점 뒤진 상황에서 한 차례 오픈 공격이 막히자, 재차 시도해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어진 랠리 상황에서도 결정력을 김연경이 발휘했다. 14-11, 3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는 부정확한 세트를 상대 코트에 꽂았다. 김연경의 특기다. 16-12에서도 김연경의 공격이 비디오 판독 끝에 인정됐다. 흥국생명은 이어진 상황에서 박혜진이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고, 김채연이 서브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전세를 가져왔다. 2세트도 흥국생명이 잡았다.
김연경은 2세트까지 14득점, 공격 성공률 54.17%를 기록했다. 3세트도 경기 장악력이 유지됐다. 김연경은 3세트 8-7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9-7, 10-7에서도 그의 손에서 득점이 올라갔다. 3연속 득점. 김연경은 이렇게 박빙 승부마다 흥국생명이 우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알토란'같은 득점을 해냈다.
13-12, 박빙 승부에서는 브루나가 세 번 시도한 공격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상대 블로커의 발끝은 김연경에게 향할 수밖에 없었고, 세터 김다솔은 이 점을 활용했다. 이 지점도 김연경 효과다.
흥국생명은 이어진 상황에서 이주아가 연속 서브 득점을 해내며 기업은행의 기세를 완전히 꺾었다. 20-14에서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챔피언결정전까지 4점만을 남겨뒀다. 그리고 무난히 먼저 25번째 득점을 해냈다.
김연경은 경기 뒤 후배들 한 명, 한 명과 포옹을 나누며 격려했다. 주축 선수 2명이 학폭 사태로 이탈하며 빠진 최악의 상황 속에서 결국 소속팀을 최종 무대까지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