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다. 가전은 물론 자동차까지 통신 기술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전자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물건이나 동물은 이 네트워크에서 제외되는 걸까. 삼성전자는 위치 관리 액세서리 '갤럭시 스마트태그'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을 제안했다.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 스마트태그는 반려동물이나 열쇠 등 통신 기능이 없는 것에 부착해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액세서리다. 13g으로 무게감이 거의 없으며, 스트랩 홀에는 일반적인 크기의 열쇠고리 등이 여유롭게 들어간다. 코인 배터리 하나로 최대 300일을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8.0 운영체제(OS) 이상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
이 제품을 접하는 대부분의 이용자는 미아 방지 기능을 기대한다. 보급형 무선이어폰 가격의 소형기기가 자녀나 반려동물의 위치를 알려줘 사고를 막는다고 하니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시간으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500원 동전보다 조금 큰 스마트태그의 버튼을 눌러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스마트싱스' 앱과 연결한 뒤 강아지와 산책하러 나갔다. 목줄에 기기를 단 강아지를 단골 옷가게에 잠시 맡기고 20m가량 떨어진 공원에서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확인했다. 그런데 앱 지도는 스마트태그가 스마트폰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이 제품은 120m 범위 안에서 통신이 가능하다. 건물 벽에 신호가 막힌 것으로 보고 이번에는 장애물이 없는 야외에서 10m 정도 강아지와 떨어져 위치를 확인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태그의 벨소리를 울리는 기능은 작동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태그는 미아 방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 이용자들도 자녀에게 키즈폰을 사주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거리가 120m 이상 떨어지면 스마트태그를 아예 찾을 수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스마트싱스 파인드'에 등록된 단말기는 30분 이상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 자체적으로 저전력 블루투스(BLE) 신호를 생성한다. 이 신호는 본인 동의 절차를 거친 주변 스마트싱스 이용자 단말에 전달된다. 스마트태그의 블루투스 연결이 끊기면 근접한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 위치를 지도에 대신 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확하지 않은 대략적인 정보로 근처까지는 갈 수 있다. 갤럭시 이용자가 없는 장소라면 기기를 찾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후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신호가 세지는 것을 보여주는 앱 화면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소리가 날 때까지 신호를 보내는 알림 기능을 실행하면 좀 더 빠르게 기기를 찾을 수 있다. 위치 확인 과정에서 활용되는 데이터는 사전 설정을 통해 암호화 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처리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KT의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을 이용한 위치 안내 액세서리 '커넥트 태그'를 선보인 바 있다. 스마트태그와 달리 스마트폰과 같은 연결성을 보장하며, 정확하고 빠른 위치 확인 기능을 갖췄다.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충전은 필수며, 1년에 9900원의 데이터 이용료를 내야 했다.
스마트태그는 가격(2만9700원)과 휴대성이 장점이다. 쉽게 잃어버리는 자동차 열쇠고리에 끼워놓으면 소리로 찾을 때 용이하다. 또 스마트태그의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침대 틈에 빠진 스마트폰을 벨소리를 울려 찾을 수 있다. 버튼을 길게 또는 짧게 누르면 스마트 전등이나 TV를 켜고 끄는 리모컨 역할을 하도록 지정할 수 있다.
스마트태그는 짧은 거리 안에서는 제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구매하는 것이라면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