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장기간 공백기를 거친 각급별 선수들이 오랜만에 광명·창원·부산 벨로드롬에서 질주를 시작했다. 경륜 예상분석 전문가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경주 흐름이 한 템포 빨라지고, 특히 선행과 젖히기를 주요 전법으로 삼는 자력 승부형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개장 첫날인 2월 19일은 12경주 중 자력 승부형이 삼착권 내 진입이 무려 11경주를 차지했다. 이후 20일과 21일에도 11경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일 광명 4경주에서 김희준(S2)이 젖히기로 1착을 했으나 아쉽게 실격했다. 만약 입상을 했다면 삼착 진입 100%를 점유할 수도 있었다.
재개장 이전 경주에서는 선행승부를 펼칠 경우 막판에 덜미를 잡혀 삼착권 등외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재개장 이후 이들이 두각을 보이며 ‘약방의 감초’로 떠올랐다. 재개장 이후 자력 승부형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긴 공백기 탓에 마크와 추입형 선수들도 똑같은 조건이지만 회전력과 추입력, 특히 경주 운영 감각이 떨어지면서 이들은 순리대로 경주를 쫓는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앞 선에서 경주를 주도할 자력 승부형들이 막판까지 시속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달 19일 부산 3경주에서 인기순위 5위 채평주(B2)가 선행으로 삼착을 하며 삼복승은 52.3배로 올라갔다. 다음 날인 20일 광명 4경주에서는 인기순위 1위인 추입형 윤민우(S1)가 등외 밀리며 삼복승 52.3배를 기록했다. 광명 6경주에서 인기순위 6위인 문영윤(S3)의 선행 삼착을 활용한 인기순위 2위 공태민(S1)이 젖히기로 1착을 했다. 반면 인기순위 1위 이으뜸(S1)이 마크에 의존해 등외 밀리며 이변의 빌미를 제공해 187.6배의 배당이 나왔다.
코로나19 휴장으로 인한 긴 공백기가 자력 승부형에게 호재로 작용했다면, 전형적인 마크·추입형들에게는 악재로 여겨지고 있다. 예전에는 마크·추입형이 초반에 좋은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나머지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몸싸움으로 충분히 원하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긴 공백기 이후 자리를 확보할 시간적 여유와 부상으로 이어질 몸싸움을 할 이유가 없고 경주 운영 감각 또한 떨어졌다.
박정후 경륜위너스 예상부장은 “긴 공백기 이후 선수들이 재개장 이전 정상적인 몸 상태로 끌어올리는 기간은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석 달을 보고 있다"며 "축에 대한 적중 부담이 있는 쌍승식보다 선행과 젖히기형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삼복승식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