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산하 62개 회원 종목단체 중 60곳의 단체장 선거가 끝난 가운데, 일부 당선인이 소송전에 나섰거나 나설 태세다.
김용빈(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 대한컬링연맹 회장 당선인은 17일 “최근 법원에 ‘선거 무효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선거에서 최다인 37표를 받아 당선됐지만, 연맹이 “선거인단 구성 과정에서 일부 개인정보 동의서에 오류가 있었다”며 무효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 측은 “개인 결격 사유가 없고, 선거를 뒤집을 중대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선수와 지도자 100여 명도 김 당선자를 지지했다. 대한체육회도 “규정상 무효가 아니다”며 연맹에 시정 조치를 명령했다. 그런데도 연맹이 버티면서 소송전으로 번졌다.
대한레슬링협회장 선거에 따른 다툼도 법정으로 번졌다. 조해상(참바른 회장) 후보는 지난달 선거에서 76표를 받아, 김재원 전 국회의원(63표)을 제치고 회장에 당선됐다.
4일 만에 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기부 행위 금지 위반 ▶허위 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금지 위반 등을 이유로 당선 취소를 결정했다.
조 후보는 당선 무효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9일 당선인 자격을 회복했다. 그러나 공정성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대한체육회 회원 종목단체 선거공정위원 중 한 사람이 조 후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 사건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밝혀진 거다.
최철원(마이트앤메인 대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당선인도 법정 공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한체육회는 16일 ‘사회적 물의’를 이유로 최철원 당선인에 대한 회장 인준을 거부했다. 최 당선인이 2010년 화물차 기사를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뒤 2000만원을 건넨 ‘맷값 폭행’ 전력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결정을 받아들여 최 당선인이 자진해서 사퇴할 경우 재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아이스하키계 인사들에 따르면 “여기까지 왔는데, 아이스하키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으냐”는 게 최 당선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대명 킬러웨일즈가 해체 위기에 처했고, 아시아 리그가 중단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 당선인은 전용시설 확충과 실업팀 창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 당선인이 소송전에 나설 경우, 이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맷값 폭행’ 사건은 집행유예로 마무리됐고, 선거 출마 전 법무법인 4곳에서 “결격 사유가 없다”는 조언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배구계 학폭(학교 폭력)’ 사건으로 최 당선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법정 다툼을 시작할 경우 정치권과 시민단체, 시민사회의 비판 여론이 쏟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