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재연장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8일째 100명대에 머무르면서 지난달 말 400명대에 비해서는 분명히 확산세가 꺾였다. 그러나 좀체 두 자릿수로 내려오지 않으면서 13일까지 연장된 2.5단계 조치를 종료할지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100명 이하'를 목표로 삼고 수도권에 한해 방역 수위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높였다. 9∼10일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150여명 정도로 집계되는 등 기대했던 만큼의 방역 효과는 아직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달 4일부터 1주일간은 100명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일별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은 198명→168명→167명→119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8∼9일(136명, 156명) 이틀간은 증가했고 전날에는 155명으로 직전일인 9일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방대본은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확실하게 떨어지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무증상·경증환자, 그리고 이들로 인한 중소규모 집단감염을 꼽는다. 실제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집단감염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전날에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만 총 17명이 확진되는 새로운 집단발병 사례가 확인됐다.
또 서울 종로구청 소속 공원녹지관리업무 기간제 근로자 중에서는 확진자가 8명이 나왔다. 경기 부천시의 TR이노베이션-사라퀸 방문판매업 관련 사례에선 총 11명이, 성남시 보경섬유-고시원과 관련해서는 총 8명이 각각 확진됐다. 이처럼 곳곳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수도권 2.5단계 거리두기 수위 조정을 앞둔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단계를 오는 13일 예정대로 종료하자니 확산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는 상황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재연장하자니 안 그래도 힘든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의 피해가 더 커지는 게 큰 부담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8일째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조금 더 감소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지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고 거리두기 단계 결정 시 주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