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열린 SK 와이번스와 kt wiz의 경기. 3회초 1사 주자 1,3루에서 SK 최정이 3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전반기는 리그 '승률 인플레'가 두드러졌다. '2약' 한화와 SK의 극심한 난조 탓이었다. 후반기는 다른 양상이 전망된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1일 앞으로 한 달간의 목표 승률을 '5할'로 잡았다. 상위 팀, 5강 경쟁 팀과의 승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승률 관리 필수 조건은 SK(9위)와 한화(10위)전 승리. 이 감독은 "1~8위 팀 상대 일정 중간에 두 팀을 상대한다. 꼭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KT는 SK와의 시리즈 2·3차전에서 연패를 당했다. SK는 이전 10경기에서 9패(1승)를 당하고 있었다. 경기당 득점은 2.2점에 불과했다. 그러다 KT를 만나 142경기 만에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SK는 이어진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타선도 다시 식었다. SK에 발목을 잡힌 KT는 리그 3위였던 두산과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1패)를 거뒀다.
SK 전력이 '고춧가루' 부대가 될 만큼 좋아진 게 아니다. 그러나 SK·한화 모두 속절없이 패하던 시즌 초반보다는 경기력이 나아졌다. KT가 일격을 당했고, 다른 팀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SK와 한화는 6월까지 치른 48경기에서 2할대 승률에 그쳤다. 한화는 0.250(12승 36패), SK는 0.292(14승 34패). 7월 이후 35경기에서는 한화가 승률 0.294, SK가 0.382로 상승했다. 7월 다섯 째주부터 지난주까지 성적(5승8패)은 한화가 더 좋다.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NC(4승 9패)보다 높은 승률이다.
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벨은 15일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를 올리지 못했지만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였다. 한화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도 16일 삼성전에서 8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선발 장시환이 지난달 31일 LG전 7회말 LG 김현수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IS포토 한화 장시환은 7월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포함해 KBO리그 8위에 해당한다.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했던 좌완 김범수도 9월 초 복귀가 기대된다. 한화 선발진이 정비되는 가운데, 트레이드설이 있었던 마무리투수 정우람도 잔류했다. 전반기처럼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SK도 대체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의 합류 효과가 기대된다. 화이트는 현재 퓨처스(2군)팀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포수 이홍구를 KT에 내주고 영입한 오태곤도 활력이 될 수 있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패는 97패다. 1999년 쌍방울(132경기 체제), 2002년 롯데(133경기 체제)의 기록이다. 한화의 승률이 전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사상 최초로 시즌 100패를 돌파하게 된다. SK도 2000년 기록했던 팀 최저 승률(0.338) 기록을 다시 쓰게 생겼다. 이런 위기감이 한화와 SK의 후반기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SK와 한화가 더 철저히 분석하고, 강하게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반기보다는 두 팀의 힘이 붙을 거라는 뜻이다. 게다가 이번주부터 2연전 시리즈가 시작된다. 약팀의 '1승1패 전략'이 통할 수 있다.
선두 싸움과 5강 경쟁이 모두 미궁에 빠진 KBO리그 후반기. '2약' 한화와 SK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