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마무리 김광현이 25일 9회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낯선 마무리 투수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치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선발 투수로 돌아온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6일(한국시간) "김광현이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빈자리를 메운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어수선한 상황을 맞은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애덤 웨인라이트, 김광현, 대니얼 폰스 데이리온으로 선발진을 다시 구축했다. 실트 감독은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에겐 좋은 대체 카드가 있다"며 "김광현이 들어가면 선발 로테이션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년 최대 1100만 달러(약 130억 원)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연이은 호투 속에 5선발로 기대를 모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3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3차례 등판해 총 8이닝 무실점을 했다. 팀 내 유일의 좌완 선발 투수라는 희소성도 있었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좌완 투수의 선발 등판은 겨우 두 차례뿐이었다. 2018년은 11차례였다.
개막 직전 유력한 마무리 후보였던 조던 힉스가 코로나19 여파로 올 시즌 출전을 포기했다. 대신 김광현이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다. 김광현은 2007년 KBO 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세이브를 거둔 적은 없다. KBO 통산 298경기 등판 가운데 선발 투수로만 276경기에 나섰다.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에서 5-2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이닝 2실점으로 진땀 세이브를 챙겼다.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이탈자가 줄줄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마일스 마이컬러스가 오른팔 굴곡근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김광현을 밀어내고 선발진의 한자리를 꿰찬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최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구단은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마르티네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세인트루이스는 5일까지 총 13명(선수 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실트 감독은 선발 투수 2명이 전력에서 이탈하자 마무리 투수 김광현을 선발 투수로 정했다.
김광현은 컨디션 관리와 함께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공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한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8일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시즌을 소화한다. 김광현은 다시 선발 투수 보직에 맞춰 컨디션을 맞춰 관리해야 한다.
주전 안방마님 몰리나는 현역 최정상급 포수로 손꼽힌다. 통산 9차례나 올스타에 뽑혔고, 골든 글러브도 9번 수상했다. 김광현이 빅리그 첫 시즌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몰리나는 코로나19에 확진돼 당분간 경기 출장이 어렵다. 몰리나는 "구단과 동료, 팬들을 위해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선발 첫 등판 경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어수선한 상황 속에 그가 원했던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