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AFC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F조 1차전 울산과 FC도쿄와 경기 전 입장 관중들이 온도측정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길었던 기다림 끝에 K리그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축구 없는 봄, 갈증에 시달리던 축구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물론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직접 볼 수는 없다. 개막 후에도 당분간 K리그가 무관중으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시점에서 안전하게 리그를 운영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다.
다행히 무관중에서 유관중으로 전환할 시점은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6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 팬들의 관중석 입장도 조금씩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지금도 정부 방침상으로는 관중 입장이 가능하지만, 괜히 서둘렀다가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연맹 역시 '축구장에 가도 괜찮을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다리며 관중석을 개방할 시기를 가늠하는 중이다. 연맹이 잡은 기준 중 하나인 초·중·고 개학이 5월 13일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6월 1일 완료되는 만큼, K리그도 6월 이후부터는 단계적으로 유관중 경기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맹과 K리그 각 구단은 철저한 방역 체계를 구축하고, 코로나19 예방에 최선을 다해 유관중 전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순조롭게 유관중 경기로 전환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팬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연습경기를 실시한 지난달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FC의 경기가 치러진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선 몇몇 어린이 팬들이 장외 응원을 펼치는 모습이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안전을 위해 무관중 비공개로 진행한 연습경기 현장에 찾아가거나 훈련장을 찾아가는 팬들의 목격담도 계속 들려온 만큼, 개막 후에도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유럽은 리그를 중단하기 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관중 경기를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 등 각 리그 경기장은 경기장 밖에서 장외 응원전을 펼치는 팬들로 가득 찼다. 코로나19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장면이었고, K리그 역시 경계해야 할 장면이었다.
연맹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통해 "경호, 안전 요원을 추가 배치해 장외 경계를 강화, 일부 팬이 담을 넘는 행위나 경기장 외곽 근접 단체 응원을 제지한다"고 명시했고, 각 구단도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집관'을 독려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팬들이 무관중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