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미스터트롯)이 나흘 연속 화제성을 휩쓸었다. 지난 12일 생방송에서 진선미를 가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서버 과부화로 투표 집계가 제시간에 이뤄지지 않아 14일 특별 생방송을 편성한 덕분이다. 기다림 끝에 진(眞) 왕관을 차지한 임영웅은 '미스터트롯' 초대 우승자로 눈물을 쏟았다. 선(善)은 영탁, 미(美)는 이찬원에 돌아갔다. '뜻밖의 수혜자' 영탁부터 '수학강사' 김성주까지 초유의 방송사고에 새로운 진가를 입증한 이들도 나타났다.
"생방송날 아버지 기일" 진 호명 이후 임영웅은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했다. 어릴 때 넘어져 생긴 흉터부터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미용실을 운영하는 어머니 아래서 자란 가족사까지 모든 것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그는 "결승전 생방송 당일이 우리 아버지 기일이었다. 엄마 혼자 남기고 떠나 미안하다고 선물을 주신 것이라 생각하겠다. 어머니, 할머니, 마지막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경연에서 임영웅은 인생곡 미션으로 아버지가 생전 좋아하신 도성의 '배신자'를 불러 최고점 100점, 최저점 94점을 받았다. 문자 투표는 1200점 만점이었다. 전체 유효 투표수(542만8900표)의 25%가량에 해당하는 137만4748표를 얻어 마스터 평가 점수와 온라인 투표를 합산한 중간점수 결과를 뒤집었다.
일타 수학강사된 김성주 '미스터트롯'은 건당 100원의 문자 투표로 7억7317만원 이상을 벌었다. 아이돌 오디션인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가 2억 원대의 수익을 올린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그야말로 국민 트로트 가수의 탄생인 셈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 미디어데이터는 "평균 시청자 수는 754만명으로, 대국민 문자 투표에 참여한 대부분의 시청자가 특별 생방송도 시청한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자 투표 수익금은 굿네이버스에 모두 기부된다. 높은 문자 참여율에 난감한 사람은 MC 김성주였다. 문자로 받은 773만1781표를 집계하고 유효표를 추리고 득표율로 환산하는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려 우승자 발표가 뒤로 밀린 순간부터 그의 고난이 시작됐다. 생방송에서도 제작진을 대신해 거듭 사과했던 그는 이틀 뒤 다시 마이크를 잡고 혹시 모를 조작 우려부터 잠재웠다. "참여자가 예상 밖으로 한꺼번에 몰리고 그 수도 773만 1781표나 되면서 서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양해를 구하면서도 "정확하고 투명하게 집계했다.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 소중한 문자를 온전히, 완벽하게 분류해 유효 투표수를 확인했다"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특히 중간점수 1위 이찬원과 2위의 임영웅이 단 17점 차이 뿐이었기에 문자 투표가 1%(약 47점)만 더 높아도 우승인 상황이라 김성주의 진행은 더욱 신중했다. 투표율과 점수차를 계산하고 반복 설명해 학구열까지 북돋았다. 이찬원은 "며칠 전 생방송 때부터 느꼈다. 왜 명 MC라고 다들 말씀하시는지 새삼 알았다. 김성주 선배님에게 뜨거운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감탄했다.
가성비 최고 효도 투표열기가 뜨거웠던 배경에는 효심 가득한 1020 세대까지 '미스터트롯'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에선 100원이라는 적은 금액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가성비 효도라는 반응까지 나오면서 투표 인증이 이어졌다. 복수 투표가 가능해 온가족이 투표에 참여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결승자 발표가 미뤄지자, SNS 해시태그 분석을 이용한 출구조사까지 등장했다. "인스타그램을 대상으로 영탁에 투표한 사람이 많았다"는 글이 올라와 진선미 예측을 두고 온라인 신경전도 벌어졌다. 영탁이 결승에서 부른 '찐이야'는 멜론 차트에 진입하고 네이버 검색어까지 오르내리며 우승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선에 오른 영탁은 "긴 여정 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선배님들, 동료 분들 덕에 잘 걸어올 수 있었다. 제작진과 마스터 분들께 깊은 감사드린다. 끝으로 부모님께 영광을 돌린다"며 "앞으로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가는 저희가 될 테니 꾸준한 응원 부탁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국민적 사랑과 관심 속에 '미스터트롯'을 마무리한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은 앞으로 전국투어, 해외공연 등 시청자들이 보내준 큰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무대 공연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