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진출 그 이상의 성취를 이뤄냈다. 쿠엔틴 타란티노 등 할리우드 거장들도 봉준호의 팬임을 자처할 정도로 오스카의 '핫 이슈'로 자리매김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린 할리우드의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최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오찬 행사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주목했다.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의 28일 자(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는 미국과 한국에서 5번에서 6번 정도 저녁을 함께 먹었다"고 친분을 자랑했다. 오찬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봉준호 감독의 팬이었던 이가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였다.
쿠엔틴 타란티노뿐 아니었다. 많은 참석자가 봉준호 감독을 환대했다.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영화인 대다수가 모인 오찬 자리의 주인공은 단연 봉 감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셰이프 오브 워터'로 지난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기생충'을 관람한 후 SNS에 '나는 '살인의 추억' 이후 봉준호를 사랑하고 존경해왔다'는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은 매번 나를 놀라게 하고, 기쁘게 하고, 감동시킨다. 그래서 '기생충'을 그의 최고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나에게 큰 의미다. 이 영화는 슬픔과 재치, 깊이로 가득 차 있다. 불손하지만 연민이 있다. 놀랍다'고 극찬했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모자를 눌러쓴 채 LA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파티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봉 감독에게 악수를 청하며 "'기생충'은 놀라운 영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파티에서도 봉준호 감독은 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모두 그에게 수상의 행운을 빌었고,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 뉴욕타임스는 "수많은 아카데미 후보작 파티 가운데 '기생충' 파티가 가장 인기였다"고 보도했다.
봉 감독과 '설국열차'를 함께 했으며, 국내에서 마블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로 잘 알려진 배우 크리스 에반스는 '나만 알고 싶은 감독 봉준호'의 마음을 드러내 네티즌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그는 봉 감독이 출연한 NBC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의 영상을 SNS에 게재하며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카데미 각색상 수상자인 '빅쇼트' 아담 매케이 감독은 '기생충'의 TV 시리즈 제작에 총괄 프로듀서를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그 또한 봉 감독과 '기생충'을 향한 애정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한 행사에서 '기생충' 팀을 만난 브래드 피트도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기생충'의 팬"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거장들의 스타가 된 봉준호다. 이에 대해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오찬에서 벌어진 후보들 간의 인기 콘테스트의 승자가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누구보다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 이 한국 감독의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 한 부대를 이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