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박석문(57·2기)이 빈틈없는 자기 관리와 긍정적인 자세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스포츠 특성상 젊은 선수들의 적응력이 노장보다 앞서 같은 조건이라면 젊은 선수들이 유리하다. 경정도 예외는 아니다. 모터보트 기력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알고 있지만, 체력적인 부담감도 간과할 수 없다.
한 경주를 마치고 들어온 선수들의 몸무게를 측정하면 적게는 500g에서 많게는 1kg까지 체중이 감소한다. 여기에 항적 부담을 덜고자 다른 선수보다 조금 더 가벼워야 유리한 스포츠인 만큼 체중 감량(남자 55kg, 여자 51kg)이라는 고통까지 안고 선수 생활을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렇듯 노장들에게는 체력적인 부담감이 젊은 선수보다 배가돼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석문은 젊은 후배들 사이에서도 굳건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2003년 2기(총 23명) 중 첫해 11승(평균 스타트 0.26초 연대율 25.8% 삼연대율 38.7%)을 거두며 두각을 드러냈다. 꾸준한 성적의 비결은 안정적인 스타트에 있다. 경정은 스타트가 우선되어야 유리한 조건에서 경주할 수 있다. 특히 그는 플라잉 발생에도 매번 집중력 있는 경주 운영을 펼치며 입상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대상경주 우승은 없지만 다수의 입상 경력이 있다. 2010년 스포츠서울배 2위·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2위, 2011년 헤럴드경제배 3위, 2014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3위·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3위를 기록했다.
그는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상경주로 쿠리하라배를 꼽았다. 그는 “경정 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은 쿠리하라배에서 우승하고 싶어 한다. 저 또한 쿠리하라 선생님의 지도 속에 경정을 시작한 만큼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생각은 아직 없다. 그는 “사실 체력적인 부담감은 없다. 다만 1턴에서의 반응(순발력) 속도가 예전과 같지 않아 최근 고전하고 있는데 훈련원에서 모의 레이스를 통해 꾸준히 1턴 전개에 집중하고 있다”며 “딱히 언제까지라고 선수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스타트 집중력이 강점인 그는 “누구나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스타트에 대한 부담감이다. 자신을 믿고 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서범 경주 분석 전문위원은 “최고령이라고 믿을 수 없는 몸 상태와 긍정적인 마인드가 인상적이다. 경주에 들어가면 최고조의 집중력을 발휘해 후배 선수들과 치열한 경합을 펼치며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발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미사 경정장에서는 설맞이 특별 이벤트 경주가 열린다. 22일 ‘최강 여왕전’, 23일 ‘왕중왕전’, 24일 ‘쥐띠 대항전’이 매일 13경주씩 개최된다. 26일과 27일 설맞이 특별 경정·경륜도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