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머로우~ 투머로우~" 첫 내한에 역대급 행보를 보이고 간 스타답다.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와 특유의 잔망스러운 입담이 흥미진진한 60분을 완성했다.
할리우드 스타감독 마이클 베이 감독과 '데드풀' 시리즈로 글로벌 슈퍼스타의 정점을 찍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번 내한에는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이안 브라이스 프로듀서를 비롯해 라이언 레이놀즈와 팀플레이를 펼친 두 여배우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함께 했다.
'6 언더그라운드' 팀은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투어를 시작한다. 이들은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공식적으로 인사했다. 내한만 5번째인 마이클 베어 감독은 그간 수 많은 작품들로 국내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만큼 한국과 한국 관객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여러 번 표했고, 라이언 레이놀즈도 신난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투어의 시작을 한국에서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한국은 5번째 방문인데 정말 멋진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라이언 레이놀즈는 "또 만나 뵙게 돼 반갑다. 서울에 올 때마다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황홀하다. 이번 방한도 기대를 많이 하고 왔다. 하지만 이번엔 '복면가왕'에 출연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고 토로해 첫 인사부터 웃음을 안겼다.
이를 놓치지 않은 사회자 박경림이 "투머로우~ 투머로우~"라고 선창하자 라이언 레이놀즈는 기다렸다는 듯 감정을 잡더니 지난해 5월 한국 방문 당시 출연했던 MBC '복면가왕' 무대에서 부른 노래를 열창, 큰 박수를 자아냈다. 당시 라이언 레이놀즈는 '유니콘 복면'을 쓰고 깜짝 등장, 내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6 언더그라운드'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과거의 모든 기록을 지운 여섯 명의 정예 요원, 스스로 고스트가 된 그들이 펼치는 지상 최대의 작전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죽음을 위장해 세상에 없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 고스트 팀은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오직 숫자로 불리우며 제약도, 한계도 없이 '악한 이들을 처단한다'는 목표만을 쫓는 최정예 작전팀이다.
무엇보다 '6 언더그라운드'는 액션 블록버스터의 레전드 마이클 베이 감독이 넷플릭스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지난 20여 년간 할리우드 액션 장르의 새 역사를 쓴 스타 감독이다. '아마겟돈' '진주만'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온 '트랜스포머' 시리즈까지 규모감 넘치는 블록버스터 액션의 선구자이자 진정한 액션 마스터로 평가받는다.
한국이 투어의 첫 출발점인 만큼 마이클 베이 감독과 라이언 레이놀즈는 한국에서 진행되는 공식 일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후문. 특히 마이클 베이 감독은 '6 언더그라운드'를 어떻게 해서든 국내 취재진들에게 먼저 보여주길 원했고, 이에 넷플릭스를 비롯한 국내 행사 진행팀은 이례적으로 주말 오후 긴급 시사회를 잡기도 했다.
넷플릭스로 공개될 영화지만 화질과 사운드 좋은 스크린 상영을 원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집요함은 단순히 영화를 공개하는데서 끝나지 않았다. 호평·혹평 경계없이 사실상 첫 관객이 된 취재진들의 반응을 디테일하게 전해 듣길 희망했다. 이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자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넷플릭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안정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넷플릭스와 협업에 대해 "아시다시피 난 빅스크린, 빅스케일에 익숙한 사람이다"고 운을 뗀 후 "하지만 우리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야 했다. 특히 지난 3~4년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다"며 "구체적 비용을 밝힐 순 없지만, 답습이 아닌 창작에 무게감을 두는 넷플릭스는 우리 작품에 엄청난 투자를 했고 그 덕에 훌륭한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6 언더그라운드'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액션신을 자랑한다. 자동차 추격신을 오프닝으로 육해공을 아우르며 돈 냄새 풍기는 액션을 선보인다. CG로 버무리지 않고,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직접 촬영했다는 점이 생동감을 더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하이라이트 액션은 아무래도 피렌체 도시 촬영을 설득하는 일 아니었나 싶다. 1200년간 그런 촬영을 허락해 오지 않은 도시다. 상당히 많은 힘이 들어갔다"고 자신했다.
라이언 레이놀즈 역시 "내가 25년째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 근데 이런 압도적인 스케일은 나도 처음이다"며 혀를 내두르더니 "요즘 많은 영화들이 CG에 의존하는데 우리 영화는 이정도 스케일의 액션 영화인데도 로케이션을 직접 진행했고, 많은 스턴트맨들이 활약했다. 최근 업계에서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스턴트맨들의 노력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또 "액션은 모든 신이 재미있었다. 차 추격전도 좋았고, 보트신, 홍콩신 다 즐거웠다. 액션신이었지만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다. 액션을 좋아하고 액션을 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즐겁게 찍었다"며 "다만 나이가 40줄에 들어서 그런지 손으로 싸우는 부분은 힘들더라"고 토로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다만 웬만한 액션 블록버스터 대작보다 스펙타클한 결과물을 작은 화면에서 봐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 이는 넷플릭스 플랫폼의 고질적 약점이기도 하다. 이에 마이클 베이 감독은 "큰 TV를 구매하면 어떨까 싶다"는 농담 반 진담 반 속내로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최대한 유쾌하게 넘겼다.
'데드풀' 시리즈로 글로벌 슈퍼스타로서 정점을 찍은 할리우드 대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번 작품에서 팀원들끼리조차 서로를 숫자로 부르는 등 철저한 '익명의 정예요원 팀'을 이끄는 미스터리 리더 역할을 맡았다. 막대한 재산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밀리에 전 세계에서 전문가들을 모집하고, 그들 못지않은 격투와 사격 실력으로 리더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내가 맡은 역할은 억만장자 기업가인데 어떤 상황들로 인해 삶의 방향을 잃었다가 새로운 의미를 찾는 인물이다. 뉴스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독재자 치하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동족을 살해하면서 권력을 이어가는 악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갖고 있는 돈을 활용해 팀을 꾸려 세상과 싸우자'는 뜻을 품는다. 세상의 부정 등을 없애는 정의 추구 프로젝트를 이끈다"고 말했다.
현실에서는 리더와 다소 거리가 멀었다. "세트 밖에서도 리더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힌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전에 내가 직접 제작을 한 영화는 제작자 겸 배우였기 때문에 리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오로지 배우로서, 팀원으로서 임했다. 나에겐 특별한 권한이었다"며 "마이클 베이 감독님이 예술적 방향성 뿐만 아니라 정신적 부분에서도 리더 역할을 잘 해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라이언 레이놀즈는 특유의 잔망스러운 성격을 고스란히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질문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답변하던 그는 그대로를 전하는 통역사를 향해 여러 번 "아임 쏘 쏘리!"를 외치며 "내가 너무 말을 길게 해 말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변치않은 능청스러움을 엿보이게 했다. 단 두번의 내한만에 믿고보는 내한 스타가 된 라이언 레이놀즈다.
프레스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공식 내한 일정을 소화하는 '6 언더그라운드' 팀은 이날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 1관에서 진행되는 그린카펫을 통해 국내 관객들을 직접 만난다. 또 '데드풀'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는 SBS '런닝맨'에 출격, 지난 내한 당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MBC '복면가왕'에 이어 한국 예능 프로그램 도장깨기를 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