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은행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안건을 승인하면서 달라진 카카오뱅크 지분율. 연합뉴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를 최대주주로 맞으며, 제 주인을 찾아갔다. 출범 후 2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로 기존 은행들을 위협해 온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를 제대로 등에 업고 어떤 혁신과 변화를 보여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2020년에는 기업공개(IPO)에도 나서며, 더 높이 비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여 만에 카카오를 최대주주로 맞게 됐다. 카카오가 지난 22일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 16%를 매입하며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최대보유한도인 지분 34%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ICT 기업이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특례법을 통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은행의 최대주주가 된 첫 사례가 됐다.
이로써 ICT 기업이 가진 혁신력을 카카오뱅크에 본격적으로 주입할 수 있게 됐으며, 기술과 금융의 결합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비슷한 시기에 카카오뱅크는 유상증자도 마쳐 자본금이 1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카카오뱅크는 관계자는 "이번 증자로 여신 여력을 확대했으며 신규 상품과 서비스 출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는 내년 IPO도 준비하고 있다. IPO가 성공할 경우 카카오뱅크의 자본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째를 맞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애초 계획대로 내년에 IPO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은 자본 확충의 어려움 때문에 영업 확대에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었다.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로 자본금을 늘리면 지금까지보다 더 공격적인 영업 기반이 생기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카카오의 IT 기술은 불어난 '실탄'과 함께 카카오뱅크의 사업 확장에 든든한 배경이 될 전망이다. 이미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 송금이나 모임 통장 초대 기능, 카카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카카오뱅크 상담 챗봇 등은 대표적 협력 성공 사례로 꼽힌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가 보여준 놀라운 혁신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협력과 투자를 강화하고 주주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7월 계좌개설 고객 1000만명을 돌파했고, 9월 말 기준 고객 수 1069만명, 총수신(예치) 19조9000억원, 총 여신(대출) 13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또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154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도 양호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자본확충과 기술 결합을 통한 서비스 강화가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로 돌아갈 것”이라며 “또 카카오뱅크의 성장이 제3의 인터넷은행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앞으로의 인터넷은행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