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배우 김지미, 정동환, 최수종-하희라 부부, 김보라 감독이 아름다운 예술인상을 수상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보아트홀에서 제9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신영균 설립자를 비롯해 문화 예술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시상식을 갖는 제9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은 지난 한 해의 영화 연극 분야에서 뛰어난 활동을 한 대표적인 예술인을 대상으로 영화예술인, 공로예술인, 연극예술인, 선행 부문인 굿피플예술인, 그리고 신인예술인까지 5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한다. 총 1억원의 시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영화예술인상은 '기생충'으로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미국에 체류 중인 봉 감독을 대신해 배우 송강호와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곽신애 대표, 배우 박명훈이 무대에 올랐다. 송강호는 "감사드린다. 봉준호 감독이 아니라서 송구스럽다. 아카데미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봉 감독이 상금에서 조금 떼서 금일봉을 주겠다고 하더라. 대리 수상한 세 명이 나눠가질 상황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라는 예술가가 이렇게 따뜻한 격려를 받고 한국영화를 빛낼 것이라 생각한다. 대신해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영상을 통해 소감을 전한 봉 감독은 "아름다운 영화예술인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다. 그 자리에서 함께 영광을 나눠야 하는데 영상으로 인사드리게 돼 죄송하다. '기생충' 북미 개봉 일정으로 인해 직접 찾아뵙지 못했다. 너그럽게 양해를 부탁드린다. 그렇지만, '기생충'을 빛내주신 최고의 배우들이 자리를 빛내주고 있는데, 부럽다"며 "사실은 25년 전에, 1994년도에 '백색인'이라는 첫 단편영화로 신영청소년영화제에서 장려상을 받은 적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영화라는 걸 해보겠다고 덤벼드는 시기였는데, 저를 가장 처음 격려해주신 거다. 영화로 첫 수상이었다. 긴 인연이 있다. 25년이 지난 오늘날 이렇게 신영균 예술문화재단의 상을 받게 돼 길고도 의미있는 인연이다. 더 큰 의미와 기쁨이 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예술인상을 통해 많은 창작자와 예술인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원로배우 김지미는 공로예술인상을 수상했다.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김지미는 "이 어려운 자리에 서를 서게 해주신 평론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무엇보다도 오늘 이 자리에 오니 참 그리웠던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상을 탄 것보다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영화계에 빚을 갚은 것이다. 많은 영화인들이 저를 위해서 희생하고 도와줬다. 덕분에 제가 배우가 됐고 오늘날 여기까지 왔다. 그런 영화인들에게 조금이나마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영화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했다. 1957년에 배우가 돼서 여기까지 왔는데, 배우 말고는 한 게 없다. 영화계에 머물다 가는 게 인생의 전부"라고 덧붙였다.
연극예술인 부문에는 배우 정동환의 이름이 호명됐다. 정동환은 "이렇게 귀한 자리에 서게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저 같이연극하는 사람들도 이런 귀한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재단에 감사하다"면서 연극의 한 장면을 연기하며 연극 무대에 서는 이유를 밝혀 깊은 울림을 전했다.
굿피플예술인상 시상을 위해 배우 김혜자와 이영애가 무대에 올랐다. 트로피는 최수종-하희라 부부에게 돌아갔다. 먼저 하희라는 "정말 감사드린다. 저희가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을지, 올라오기 전에 한참 생각했다. 항상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그래도 좋은 영향력을 끼칠려고 노력해왔다. 20대에는 나만을 생각했다면 30대에 들어서며 우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 우리에 가족 뿐 아니라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많은 분들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함께 우리를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노력했다. 최수종이 하자고하면 했다. 이 자리는 남편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수종은 "아니다 하희라가 있었기에 제가 있었다. 제가 한마디를 해도 호응을 해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자리가 있을 수 없었다.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축복의 통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봉준호 감독을 대신해 영화예술인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김보라 감독의 시상자로 나섰다. 송강호가 트로피를 전한 주인공은 '벌새'로 해외 영화제를 석권한 김보라 감독. 김 감독은 "이렇게 귀한 상을 받게 돼서 굉장히 감사하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느껴진다.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엔 혼자 애를 쓰다가 나중엔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벌새'로 해외 영화제를 가게 됐는데, 그때마다 한국영화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벌새'라는 영화가 이전까지 한국영화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들의 영향 속에서 만들어졌구나를 느꼈다. 감사한 느낌을 받았다. 수상을 하게 된 첫 장편의 스태프와 배우들, 배급사, 이 자리에 온 가족들에게 특히 감사드린다. 이 상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하 제9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자.
◆영화예술인 부문=봉준호 감독 ◆공로예술인 부문=배우 김지미 ◆연극예술인 부문=배우 정동환 ◆선행예술인 부문=유지태 김효진 부부 ◆신인예술인 부문=김보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