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산촌편'이 초심으로 돌아간다. 외부에서 가져온 재료나 최신식 요리 도구를 허용했던 최근 편들과 달리 오로지 텃밭에서 수확한 재료와 기본적인 도구들만 사용한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tvN '삼시세끼 산촌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염정아·윤세아·박소담과 나영석·양슬기 PD가 참석했다.
'삼시세끼 산촌편'은 스타들이 시골에서 세 끼를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그린 리얼 버라이어티다. 지난 2017년 10월 종영한 '삼시세끼 바다목장편' 이후 2년 만의 새 시즌이다. 여덟 시즌 만에 최초로 여성 연예인이 호스트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올 초 방영된 JTBC 'SKY 캐슬'에서 역대급 연기를 보여준 염정아·윤세아와 영화 '기생충'의 브레인 박소담이 뭉쳤다.
나영석 PD는 "'삼시세끼'를 농촌 어촌을 했기 때문에 산촌을 론칭하면서 새 인물과 새 장소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염정아가 어느 날 생각이 났다. 우연의 일치이긴 한데 이서진, 유해진도 같이 촬영을 많이 하면 촬영장에 오면 드라마 영화 촬영장 얘기를 가끔 많이 한다. 어떤 걸 찍었는지, 뭘 했는지 얘기하는데 염정아 얘기를 자주 했다. '1박 2일' 때 염정아와 작업한 기억도 있고, 이서진 유해진을 통해 듣는 염정아가 너무 재밌어서 염정아를 주인공으로 새 시즌을 꾸려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시작하다 보니 염정아와 친한 후배, 관계가 있는 분들을 찾다 보니 윤세아, 박소담까지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초심 찾기에 대해 나영석 PD는 "사실은 섭외하고 보니 세 분 모두 요리를 못한다. 콘셉트도 콘셉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초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는 "요리에 자신은 없지만 시골 생활을 즐기고 시골에서 얻는 재료로 요리를 해보고 싶은 의욕이 넘친다. 이들의 성장 과정, 시골 생활 도전기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세 배우가 '삼시세끼'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세아는 "'삼시세끼'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산골생활이 궁금했다. 염정아와 친분 때문에 함께하게 됐다. 염정아는 나를 항상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분이다. 이렇게 묻어가게 됐다. 내 인생의 복덩어리다. 염정아와 함께하게 돼서 설렘이 있었고 기대됐다"고 말했다.
염정아는 "나영석 PD의 예능을 좋아하고 거의 다 봤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섭외가 왔을 때 흔쾌히 응할 수 있었다. 만나서 같이 일하게 돼서 좋고 예쁜 동생들과 함께해서 더 좋았다"고 답했다.
박소담은 "나영석 PD의 작품을 재밌게 즐겨봤다. 또 선배들의 영향이 컸다. 작품에서만 뵙던 분들인데 가까이에서 만나보고 싶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 때문에 강원도 생활이 익숙하기도 하고 좋은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아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도 강하게 끌렸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소담은 "염정아는 어릴 때 영화 '장화홍련'에서 보고 무서웠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 이후 염정아의 작품을 보면서 염정아의 에너지가 궁금했다.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유쾌하고 따뜻해서 놀랐다. 얼마나 더 유쾌할지 궁금했었다. 윤세아는 영상으로 많이 봤다. 춤추는 모습도 봤는데 그 모습을 실제로 보고 싶었다.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유쾌하고 재밌다"고 답했다.
염정아는 "윤세아와는 수년 전 드라마를 통해 친해졌고 같이 여행도 다녔다. 실제로 먹고 자는 모습을 가까이서 많이 봐서 색다른 건 없다. 박소담은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동생이다 보니 귀엽게만 생각했는데 저희 셋 중에 가장 의젓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따뜻한 가정환경에서 잘 자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세아는 "염정아와는 두터운 관계라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 이번에 더 알게 된 건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일을 함께하진 않는데,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뜨겁고 빠르고 흥이 많다. 염정아를 쫓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끝나고 해가 진다.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다리가 찢어질 정도로 일했다. 조금 힘든 하루였다. 박소담은 영화에서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서 어떤지 궁금했는데 외모는 아기 같지만 의외로 힘도 세고 현명하다. 똑똑해서 야무지게 일을 하는 모습에 많이 배웠고 든든하다. 걱정이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나영석 PD는 이서진·차승원·유해진이 아닌 여배우와 호흡에 대해 "차이는 없다. 똑같다. 다만 남자 배우들보다 쓸고 닦고를 많이 한다. 이서진·차승원·유해진과 함께했어도 쓸고 닦고 하는 사람은 차승원 한 명이었다. 그런데 세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쓸고 닦는다. 또 음식을 안 버린다. 남은 재료나 먹다 남은 음식, 쓰고 남은 자투리 야채 이런 것들도 다 냉장고에 넣었다가 그걸 다 먹을 때까지 그 메뉴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게 끝나야 다른 메뉴로 넘어간다. 재료를 아끼고, 아까워하는 게 평소 생활 습관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다. 남성 배우들과는 다른 특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염정아·윤세아·박소담은 각각 메인 셰프·물의 요정(설거지)·불의 요정 역할을 맡았다. 나영석 PD는 염정아의 메인 셰프 롤에 대해 "요리 실력순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염정아 역시 "메인 셰프는 말도 안 된다"며 "혼자 조리를 끝낼 수 없다. 동생들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요리 하나를 끝내기가 어렵다. 근데 정말 신기한 게 결과물은 좋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윤세아는 "시작할 땐 '굶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아름다운 만찬이었다"고, 박소담은 "보는 분들이 믿지 않으면 어떡할까 걱정할 정도로 매 끼니 점점 더 맛있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