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호투를 펼치고 있는 롯데 장시환. IS포토 롯데 오른손 투수 장시환의 2019년은 6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장시환은 올해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 1군 데뷔 이후 줄곧 불펜 투수로 뛰었지만, 양상문 롯데 감독은 그의 역할을 '선발'로 고정했다. 노경은이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떠났고, 송승준은 부진하고, 박세웅은 재활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빈자리를 채울 카드로 기대를 모았다.
출발부터 꼬였다. 시즌 첫 등판이던 3월 27일 사직 삼성전에서 2⅔이닝 6피안타 6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5월까지 10경기를 소화하면서 2승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6.86으로 7점대에 육박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딱 한 차례에 불과했다. 선발투수라고 부르기 민망한 성적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6월부터 180도 달라졌다. 월간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1패·평균자책점 1.53(29⅓이닝 5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월간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1.19에 불과할 정도로 좀처럼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양 감독이 시즌 전 기대한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눈여겨볼 기록은 9이닝당 삼진(KK/9)이다. 개막 이후 5월까지 9이닝당 삼진이 9.38개로 10개에 근접했지만, 6월에는 6.14개로 3개 이상 줄어들었다. 투구에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장시환은 2017년 9이닝당 삼진이 9.99개, 지난해는 10.80개로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유형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상적인 변화로 바라봤다.
양 감독은 "처음에는 자기가 가진 구위로 전력을 다하려고 했다. 우리도 그걸 요구했다. 하지만 경기하면서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느낀 것 같다"며 "맞춰서 잡는 게 투수 입장에선 확률이 높다. 훨씬 효과적이다"라고 했다. 장시환도 "이전에는 삼진을 잡으려는 욕심이 많았다. 그런데 타자가 초구를 쳐 아웃되면 투구 수도 아끼고, 아웃 카운트도 올리고 좋다"고 변화를 인정했다.
삼진을 잡으려면 최소 공 3개를 던져야 한다. 그러나 맞춰서 잡으면 공 3개로 한 이닝을 끝낼 수도 있다. 삼진이 10개에 육박했던 개막 이후 5월까지 이닝당 투구 수는 19.3개. 그러나 6월에는 15.5개로 4개 정도 줄었다.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가 늘어났다. 양 감독은 "본인이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경험이 많아야 한다"며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게 있다"며 달라진 부분을 칭찬했다.
5월까지 급격하게 흔들렸던 장시환이 만든 터닝 포인트. 줄어든 삼진을 보면 비결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