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궁지에 몰린 승부 조작 당사자는 음모론을 확신한다. 관련 구단은 거듭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다. 이태양(25)과 NC의 악연은 진행형이다.
이태양은 1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자신이 가담한 승부조작 관련 전말을 전했다. '선수' 브로커로 알려진 문우람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전 소속팀 NC의 이중적인 행보 탓에 자신이 합당한 소명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태양은 "당시 구단 팀장이 '자수를 하면 KBO 규정상 제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언론에도 반박 기사를 내고 같이 싸워줄 것이다'고 했다. 군대를 다녀온 뒤엔 다시 받아주겠다고 약속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태가 수면 위도 드러난 뒤에는 "기자들의 연락을 받지 말라며 언론과의 접촉을 막고, 악의적인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태양은 2심 재판이 끝난 시점에 KBO 상벌위원회에 의해 영구 제명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소명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본다. 그는 "NC가 KBO에 (이태양의)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고 들었다. 나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번호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소속팀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친구 문우람이 브로커로 낙인 찍혀 법적 조치를 받은 점에 죄책감을 느끼고 나선 자리다. 관련 사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얘기도 했다. 논점에서 벗어난 발언으로 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말 속에는 전 구단과 검찰 사이의 공모, 자신과 문우람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꼬리 자르기 의혹을 제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태양은 "NC가 소개해준 변호사는 문우람 얘기를 하면 말을 자르면서 검사에게 다가가 뭔가를 얘기한 후에 우람이를 제외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관련된 진술을 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자리한 문우람 측 관계자도 "구단이 이태양 한 명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날 오후 NC가 전 소속 선수의 폭로에 대해 입장을 내놨다. 손성욱 홍보팀장은 "선수를 배려하기 위해 구단이 최선을 다한다고 한 게 이렇게 비치고 있는 상황에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태양은 구단의 최초 자체 조사에서는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그 말을 믿고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돈을 받을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과의 공모에 대해서도 "어떻게 그럴 수 가 있는가. 사실 무근이다"고 전했다.
언론과의 소통을 차단 시키고 불리한 여론을 조성했다는 이태양의 입장에 대해서도 "당시 보도자료들을 확인했지만 선수 폄하 의도가 있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언론과의 연락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NC가 KBO에 선수의 전화번호가 변경됐다고 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손 팀장은 "KBO에 선수 전화 번호를 알려줬다. 당시 선수의 휴대용 전화기는 한 달 가까이 꺼져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연락이 안 된다'고 KBO에 전한 사실을 본인이 오해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KBO도 같은 입장이다. 관계자는 "이태양과의 연락을 위해 구단 그리고 선수협에 문의했다. 양측 모두 '선수와 전화와 문자 모두 연락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 실제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당시에는 소명을 하지 못한 게 맞다. 그러나 이후 당사자가 직접 KBO에 연락이 왔고 상벌위에 출석해 소명했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소명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모든 것을 잃은 이태양의 발언은 거침이 없다. 브로커 조모씨에게 승부 조작을 설득 당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들은 이전 가담 선수를 모두 거론했다. 맥락상 브로커의 술수일 가능성이 컸다. 일파만파.
실제로 한화 정우람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SK는 소속 선수 김택형에 대해 "승부조작과 관련된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넥센은 정대현, 문성현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으나 본인의 혐의에 대한 조사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어떠한 승부조작에도 관여한 사실이 없음을 구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태양의 말에는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다. NC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태양 선수의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 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NC는 타격이다. 이미 지난달 진행한 KT와의 트레이드 대상자로 내세운 강민국의 음주 운전 사실을 자체 징계로만 처리해 은폐 의혹을 샀다. 선수의 군 입대 문제에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의혹도 있었다. 지난 5월에 불거진 넥센발 뒷돈 트레이드 파문도 주체였다. 앞서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이성민에 대해 그 사실을 알고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KT에 특별지명을 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심지어 새 감독 체제, 새 구장 입성을 앞두고 연일 안 좋은 이미지가 쌓이고 있다. 이태양의 폭로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주장의 사실 여부와 상관 없이 타격을 떠안아야 한다. 폭탄을 안고 2019년을 맞을 수 있다. 그동안 의혹을 샀던 행보 탓에 항상 논란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