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2018 SK와이번스 챔피언십파티 행사. 내부 FA 두 명을 무사히 잡으며 구단의 축제 분위기는 이어졌다. SK와이번스 제공
SK가 내부 프리에이전트(FA) 두 명에게 '우승 턱'을 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축제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SK는 지난 5일 스토브리그의 큰 숙제 두 가지를 마쳤다. 내부 FA인 내야수 최정과 포수 이재원을 모두 잡았다. 최정은 2005년, 이재원은 2006년 각각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선수들이다. SK는 구단의 정통성을 상징할 만한 선수 두 명과 또 한 번 미래를 약속한 셈이다.
최정이 먼저 계약을 마쳤다. 6년간 옵션 포함 최대 106억원 규모다. 계약금은 32억원이고, 6년 연봉 총액은 68억원. 첫 4년간 연봉을 12억원씩 받고, 이후 2년은 10억원씩 나누는 조건으로 사인했다. 여기에 연간 1억원씩 총 6년간의 옵션 6억원이 포함된다.
지난 2014년 말 SK와 4년 총액 86억원에 계약했던 최정은 이로써 두 차례 FA를 통해 10년간 192억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특히 4년이 아닌 6년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구단과 최정 모두 "은퇴할 때까지 함께하자"는 대의에 합의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SK와 계약한 최정(왼쪽)과 이재원. SK와이번스 제공 최정과 협상이 끝나자 이재원과 대화도 급물살을 탔다. 같은 날 저녁 SK는 "일사천리로 계약이 진행됐다"며 두 번째 소식을 알렸다. "이재원과 4년간 계약금 21억원, 연봉 합계 48억원을 포함한 총액 69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SK는 두 선수와 계약을 '제2 왕조 구축'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올해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지만, 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팀 전체가 고무됐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그 가운데 세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2007~2011년처럼 또 한 번 강력한 기운을 이어 가겠다는 다짐이다.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해야 한다는 1순위 과제는 일단 성공적으로 마쳤다.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SK의 전력과 팀워크에 모두 도움이 되는 최정과 이재원의 잔류를 반겼다.
다만 SK의 이 같은 계약은 이번 FA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됐다. 최정과 이재원은 올해 두산 출신 포수 FA 양의지의 뒤를 잇는 '대어'로 꼽혔다. 이들이 작지 않은 규모로 FA 계약을 끝냈다. 원소속구단 NC에 잔류한 내야수 모창민을 제외하면 잔잔하기 이를 데 없던 올해 FA 시장에 큰 돌멩이가 두 개나 떨어진 셈이다.
'최대어' 양의지와 원소속구단 두산의 협상이 장기화되고 준척급 FA들의 계약이 눈치작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최정의 6년 106억원과 이재원의 4년 69억원은 새로운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FA 몸값 현실화'를 주창하던 올해 시장 분위기와 사뭇 다른 액수라 더 그렇다. 이제는 SK의 '우승 턱'이 다른 FA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냐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