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이 지난 28일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하성의 타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SK 유격수 김성현의 '수비'가 불안하다.
김성현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 타율 3할(10타수 3안타)을 기록 중이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사이드암 한현희가 선발 등판해 왼손 박승욱이 나선 3차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스타팅이다. 1차전에서 3점 홈런을 때려내는 등 타격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장타율(0.800)과 출루율(0.364)을 합한 OPS가 1.164다. 그러나 문제는 수비다. 센터라인의 키플레이어인 유격수를 맡고 있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미 PO에서 실책 2개를 범했다. 1차전 8-8로 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병욱의 타구를 잡지 못했다. 앞에서 튀어 오르는 짧은 바운드를 처리하는 데 실패했다. 마운드에 있던 김태훈이 후속 타자를 잘 처리해 실점하지 않은 게 SK 입장에선 다행이었다. 비슷한 장면은 2차전에서도 연출됐다.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 2사 1루에선 김하성의 타구를 뒤로 빠트렸다. 평범한 내야 땅볼을 안전하게 포구하지 못해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투수진이 상황을 넘겼다.
문제의 장면은 4차전에서도 반복됐다. SK는 0-2로 뒤진 6회 1사 1,3루 상황에서 임병욱의 스퀴즈 번트 때 야수 실책이 나왔다. 공을 잡은 포수 허도환이 3루에서 뛰어 들어온 나주환에게 공을 던졌다. 서건창이 협살에 걸린 상황에서 나주환은 홈에 있던 투수 김택형에게 공을 던졌지만, 발이 미끄러져 빗나갔다. 허도환과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 백스텝을 밟은 게 화근이었다. 공식 기록은 3루수 나주환의 실책. 그러나 유격수 김성현의 이해하기 힘든 플레이가 겹쳤다.
위 사진은 플레이오프 4차전 임병욱의 스퀴즈번트 직후의 모습. 유격수 김성현이 3루가 아닌 2루로 들어가고 있다. 아래 사진은 협살이 진행되자 부랴부랴 3루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SK는 이 상황에서 나주환의 송구 실책을 범했지만 포수 허도환과 3루수 나주환은 애초부터 협살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붙어 있었다. 나주환은 포수와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 백스텝을 밟았고 다시 앞으로 나오다가 미끄러졌다. 상황이 끝날 때 까지 SK 3루는 비어있었다. KBS 중계 장면 캡처 김성현은 스퀴즈 번트가 나온 직후 3루가 아니라 2루 쪽으로 뛰었다. 타구에 반응해 홈플레이트 쪽으로 들어온 나주환과 포수 허도환의 거리가 짧을 수밖에 없었고 협살을 걸기 어려웠다. 김성현이 3루로 들어갔다면 포수가 나주환이 아닌 김성현에게 공을 던졌고, 이후 김성현이 김택형에게 릴레이를 하면서 주자를 몰 수 있었다. A해설위원은 "김성현이 2루로 들어간 건 미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실책이 너무 많다. 올해 김성현의 기록된 실책만 17개다. 리그 전체 공동 5위에 해당한다. 2015년 주전 유격수로 리그 실책 1위(23개)에 올라 이듬해 SK는 '외국인 유격수' 헥터 고메스를 영입하는 결단까지 내렸다. 지난 시즌에도 외인 유격수 대니 워스와 계약하는 등 계속 유격수 업그레이드를 노렸다. 그러나 결과가 시원치 않았다.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고교 톱 유격수'로 분류되는 김창평(광주일고)을 지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 시즌 개막전에 2루수로 출전한 김성현은 시즌 말미에 유격수 출전 시간을 늘렸고 PO에서도 중용되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보완되지 않고 있는 '수비'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SK의 아킬레스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