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적으로 차범근-차두리 부자가 손꼽힌다. 차범근은 A매치 최다 출장(136경기)과 최다골(59골)을 기록했고,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인 98골을 넣었다. '아들' 차두리도 아버지를 따라 국가대표와 해외 팀을 누볐다. 부자(父子)는 함께 월드컵 해설을 맡기도 했다.
지난 4월 미국 여자 프로농구 무대에 진출한 박지수는 실업 농구 시절 삼성전자에서 활약한 '장신 센터'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의 딸이다. 포지션도 센터로 같다. 신장 2m의 아버지 DNA를 물려받은 박지수도 198cm의 키를 자랑한다. 선수 시절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두 아들인 허웅과 허훈은 현재 프로 팀에서 뛰고 있다.
부모와 다른 종목에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2세 선수도 있다. 프로야구 전 롯데 출신 윤학길 한화 육성 총괄코치의 딸 윤지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펜싱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황재균은 테니스 국가대표였던 황정곤-설민경의 아들이다. 특히 설민경은 1982 뉴델리 대회 여자 테니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황재균은 2014 인천·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최초의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과 중국의 탁구 국가대표 출신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 안병훈은 현재 프로골퍼로 활약하고 있다.
'미래 스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꿈나무 2세도 있다. 신태용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아들 신재원은 현재 고려대에 재학 중으로, 지난해 11월 전주대와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2-2로 맞선 후반 44분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의 아들 장재영은 덕수고 1학년에 재학 중으로 벌써 시속 150㎞대 강속구를 던진다. 아직 1학년이지만 기량을 인정받아 올해 고교리그 16경기에 출장해, 2승2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있다. 정회열 KIA 수석 코치의 아들 정해영(광주일고 2학년)은 최근 막을 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 멤버였고, 벌써부터 2019 KIA 1차 지명 후보로 손꼽힌다. KIA 김민호 코치의 아들 한화 김성훈은 올해 1군 6경기에 등판했다.
부모의 DNA를 물려받았지만 'OOO의 아들·딸'이라는 꼬리표는 2세 선수들에게 큰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부모의 명성을 뛰어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