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시즌 초반 고민은 1번 타자였다. 개막 이후 22번째 경기까지 모두 리드오프로 선발 출장한 안익훈이 타율 0.196로 부진했다.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도중에 무릎을 다친 이형종(29)은 지난 4월 20일 안익훈과 엔트리를 맞바꿨다. 이형종은 안익훈의 중견수·1번타자 바통을 고스란히 넘겨받았다. 이형종이 1군에 복귀한 뒤 류중일 LG 감독의 1번 타자 고민은 말끔히 해소됐다.
이형종은 7일 현재 41경기에서 타율 0.398, 4홈런, 2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0.461. 1번 타자지만 OPS가 무려 1.014(출루율+장타율 0.553)에 달한다.
특히 이형종은 지난주에 타율 0.545(22타수 12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주간 타율, 출루율(0.600) 1위. LG는 6경기에서 모두 이겼고, 이형종은 6월 첫째 주 조아제약 주간 MVP에 뽑혔다.
- 1군에 복귀한 뒤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운이 따라 주는 안타가 많이 나왔다. 타격코치님께서 '이렇게 치면 좋겠어'라고 하실 수 있는데, 안타를 못 쳐도 '괜찮다' '좋다'며 별말씀을 안 한다. 내가 잘할 수 있게끔 자신감을 많이 실어 주신다. 그런 격려에 더 힘을 얻고 있다."
- 4할 타율에 근접했다.
"지난해 4월 말에 4할 타율을 조금 넘었다. (2017년 타율 0.265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금 4할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지난해엔 경험이 없다 보니 사실 조금 들뜨는 경향도 있었다. 당시엔 잘 몰랐다. 그래서 올 시즌엔 기분이 좋아도 지난해처럼 들뜨지 않고 하고 있다. 오히려 3할 초·중반 타율을 유지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꾸준하게 좋지 않나. 시즌이 끝날 때까지 4할 타율을 기록할 순 없으니까 내게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시즌을 마칠 때 4할 이상 출루율을 기록하면 더 감사하겠다."
이형종은 규정타석에 14타석이 모자르다. 타율 부문 상위권 진입이 눈앞이다.
- 출루율도 0.461로 굉장히 높다.
"타율이 높아 출루율도 자연스레 높은 것 같다. 볼넷을 얻어 나가도 출루율이 오르지만, 요즘 워낙 공격적으로 타격해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출루율도 향상됐다.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외야수로 낙점받았다. 그런데 부상으로 합류가 늦어졌다. 지금에라도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어 정말 좋다. 더 열심히 해서 끝까지 믿음에 부응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볼넷보다 안타로 출루하는 것을 더 선호하나.
"볼넷이 필요할 때 어떻게든 나가려고 한다. 다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는 타격해) 파울이 나오고, 볼은 골라내서 볼넷을 얻는 것이지 일부러 볼넷을 염두에 두진 않는다. 출루율을 신경 쓰면 소극적으로 될 것 같다."
- 1번 타자로 장타율도 5할을 훌쩍 넘는다.
"홈런 등 장타 욕심이 없진 않다. 그러나 1번 타순에 맞게 큰 스윙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후반에 크게 스윙하려다가 안 좋았다. 그때와 비교하면 타격 폼이 많이 작아졌고, 간결하게 스윙하려고 한다. 좀 더 잘 맞은 타구를 생산하는 게 내 임무다."
'이형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초구 타격이다. 투수가 많은 공을 던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출루율 못지않은 1번 타자의 중요한 역할로 평가된다. 이형종은 굉장히 적극적인 유형이다. 초구부터 과감히 배트를 휘두른다. 초구 타율이 0.656(32타수 21안타)에 이른다. 류 감독은 "초구를 굉장히 좋아하더라"고 웃으며 "개인적으로는 초구를 적극적으로 치는 것이 더 낫다. 스트라이크를 하나 먹고 들어가면 타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그의 적극적인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초구 타율이 굉장히 높다.
"좋은 공이 오면 항상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려고 한다. 반대로 좋은 공이 안 오면 참는다. 초구 타격 결과가 좋으니까 나도 자신감이 붙어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초구를 쳐서 잘 맞더라도 땅볼이나 직선타가 나오면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어찌 됐든 지금은 결과가 좋으니까 적극적으로 휘두르지만, 나중에는 안 칠 수도 있다." - 뒷머리만 기르는 헤어스타일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윗머리와 옆머리는 다듬었지만 뒷머리는 한 번도 손질하지 않고 계속 기르고 있다. '눈치 보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갖고 야구를 하겠다'는 마음가짐 속에 지난해 11월부터 길렀다. 엄청 길게 놔두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야구에 불편하지 않는 이상 짧게 자를 일도 없을 것 같다. 여름철에 더워지면 조금씩 다듬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