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닐로가 차트 역주행으로 600위권에서 음원 차트 정상을 찍은 지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이 많다.
닐로는 14일 오전 9시 기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지나오다'로 실시간 차트 2위를 했다. 지난달 '지나오다'로 음원 차트 정상을 찍은 뒤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멜론에서만큼은 실시간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음원 사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다른 음원 사이트에선 차트 성적이 떨어져도 멜론에선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멜론이 해킹 아이디가 불법 음원 사재기에 동원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닐로의 역주행 차트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달된 시점에서 논란의 맨 처음부터 다시 짚어볼 필요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닐로의 '지나오다'는 어떻게 차트 역주행을 했을까. 600위대였던 차트 성적은 한 달 전부터 차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에서 화제성을 모은 것도 이렇다 할 만한 이슈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대표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것 같다"고 역주행 비결을 밝혔다. 이 대표는 "윤종신씨 '좋니'가 세로라이브로 화제를 모았다던데 닐로도 '세로라이브'를 했다. 다른 역주행곡들처럼 할 건 다 했다. 닐로의 각종 영상 콘텐츠도 좋아요 수가 3만, 4만부터 100만 뷰까지 다양하게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건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저 역시 그 시대적 흐름을 연구했다. 그런 게 모여서 오늘날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 역시 도출된 결과를 통해 추측할 수 밖에 없다"며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음원) 사재기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억울하다"는 닐로 측의 일관된 입장과 달리 한 달째 의혹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닐로가 음원 차트 상위권에 고개를 들었을 때 차트 성적에 가장 민감한 가요 제작자들은 "내 주변엔 '지나오다' 듣는 사람 없던데 차트 성적이 오르는 게 신기하다"였다. 과연 사견일까. 음악은 듣는 사람이 많으면 많이 불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닐로의 '지나오다'는 차트 역주행을 하고 지난 한 달간 가온차트 집계 기준 노래방 차트 톱100에 오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역주행송인 장덕철의 '그날처럼', 윤종신의 '좋니'가 노래방 차트 톱1·2를 다투고 있을 때 닐로의 '지나오다'는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가온차트 측도 역주행이 시작된 곡은 일정 수준 이상 음원 성적을 기록할 경우 노래방 순위가 따라붙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멜론 50대 차트에서도 1위를 한 '지나오다'가 노래방 차트에선 찾아보기 힘들다는 건 의아하다.
닐로 측은 '음원 사재기' 오명에서 벗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음원 다운용으로 부계정을 임의로 만들어 마치 리메즈가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처럼 꾸미는 네티즌들을 잡기 위해 경찰에 고소를 했다. 닐로 소속사 측은 14일 오전 "지난 주 경찰이 고소인 추가 보충조사를 한다고 해서 조사에 임했다. 계속 고소 건은 진행 중이다. 경찰이 계속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 조사를 통해 닐로의 음원 관련 의혹이 풀리는 결정적인 단서도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닐로 측이 문체부에도 진정서를 제출한 가운데 해당 결과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