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소방차가 빚 1억원을 둘러싸고 불거진 불화설을 부인했다. 소방차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레스토랑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태형·이상원·정원관 등 원년 멤버 세 명과 이상원이 그룹에서 빠진 뒤 소방차의 2집 '일급비밀'과 3집 '사랑하고 싶어' 활동을 함께한 도건우까지 소방차 4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인터뷰를 마련한 이유인 이상원의 파산 배경과 돈을 이상원에게 빌려준 김태형과 이상원 사이의 불화설, 소방차 재결합 계획 등에 대해 속 시원히 털어놨다.
-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정원관(이하 정)= "이상원의 파산과 그로 인한 불화설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을 해명하고 싶었다. 이상원씨와 김태형씨 채무 채권 관계에 대해 처음 기사가 나간 뒤 사실과 다른 잘못된 내용이 기사화됐다. 그러면서 소방차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소방차 시동에 빨간불' 등의 기사가 나오는데 다 같이 모여 해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불화설은 말도 안 된다. 우리는 계속 잘 만나고 있었다."
이상원(이하 이)= "작년에 내가 솔로 앨범을 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 활동할 수 없었다. 김태형씨한테 12~14년 전 돈을 빌린 게 맞다. 채권 채무 관계는 맞다. 돈을 김태형씨에게 빌렸고, 오랜 기간 갚지 못한 건 맞다. 하지만 그동안 소방차에 흠이 갈까 봐 힘들어도 말을 못 했고, 개인적인 상황이라 혼자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병원에서 6주 진단이 나왔고, 그 당시 개인 파산을 선택했다. 개인 파산이고 소액 파산이었다. 지금은 파산을 신청한 걸 후회한다. 그런데 파산하면서 기사화됐고, 불화가 생긴 거처럼 기사가 나갔다. 그런 건 아니다. 김태형씨에게 빌린 돈은 무조건 갚고 싶고 갚을 거다. 투자자(강씨) 돈도 갚아 드릴 생각이다."
김태형(이하 김)= "채권, 채무 관계라고 표현하니까 어감이 안 좋은 거 같다.(웃음)"
정= "김태형씨는 이상원씨에게 그동안 돈을 달라고 한 적도 없다. 이상원씨가 파산하고 나니까 또 다른 투자자분의 돈도 중간에 있어서 기사화되고 또 사실과 다르게 기사도 나가게 된 거 같다. 김태형씨가 마음고생을 제일 많이 했을 것 같다. 입장을 밝히기도 애매하고."
- 이상원씨가 파산한 건 기사 보도 전에 미리 알고 있었나.
김 "알고 있었다. 돈을 빌려준 건 맞다. 파산하기 전에 미리 파산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계속 연락하고 만났지만, 다만 옛날처럼 매일 만나거나 숙소 생활을 하지 않기도 하고, 또 각자 가정이 있다 보니까 충분히 교감하지 못했던 거 같다. (이)상원씨의 상황과 관련해 더 깊은 이야기를 미리 나눴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정= "김태형씨는 이상원씨를 수십 년 동안 계속 보면서 돈을 달라고 안 했을 거다. 하지만 (상원씨가 파산한 것에 대해) 나 역시 죄책감이 든다. 이상원씨가 파산할 정도로 힘들었고,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데 미안하다."
이= "내 선택에 후회하고 있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오랜만에 본 (도)건우에게도 미안하다. 친구들한테 미안하고 오늘 이 자리가 부끄럽다."
- 돈 문제가 얽히면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데.
김 "한마디로 정리해서 상원씨한테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해. 돈 안 받을 게'라고 하고 싶은데 이것도 애매하다. 동정하는 거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미안하다. 돈 받을 생각은 없다. 상원씨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재활을 잘해서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좋겠다. 시원하게 돈 안 받을 테니 신경 쓰지 말고 웃으면서 다시 잘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좋겠다. 이번에 불화설이 나면서 내가 악덕 업자처럼 보이는 거 같아 사실 억울하긴 했다.(웃음)"
- 소액 파산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힘들다, 어렵다는 말을 멤버들에게 하기 어려웠다.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싫었다.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어려운 상황이 되면 숨어 버렸다. 그렇게 이래저래 10년이 흘렀다. 개인 파산이고 소액 파산이지만, 결코 쉬운 건 아니다. 파산이라는 게 신청한다고 다 받아들여지는 거도 아니고, 어느 정도 절차가 지나면 취소도 안 된다. 그래서 결국 개인 파산을 하게 됐는데 정말 친구들한테 미안하고 창피하다."
김= "상원씨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한 강모씨에게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분께 상원씨가 꼭 (빌린 돈을) 갚을 거다."
이= "열심히 해서 갚겠다."
- 교통사고 이후 건강 상태는 어떤가.
이= "당시 다리뼈 두 개가 부러졌다. 현재 걷는 건 문제없다. 심하게 뛰는 건 조심해야 한다. 계속 재활 치료를 하고 있다. 병원에선 후유증을 조심하라고 하더라."
- 그동안 소방차 멤버 4인은 계속 연락하고 지냈었나.
도건우= "소방차에서 나와서 활동하지 않았지만, 형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도 한 달에 한 번씩 계를 하면서 봤다. 지금 뮤직바를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도 형들이 찾아와서 자주 보고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불화설이 있는 거처럼 기사가 나가면서 '이건 사실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소방차가 4인조로 재결합해 활동할 계획도 있나.
도= "활동을 접은 지 30년이 됐는데 여전히 소방차 도건우라고 사람들이 불러 주고, 소방차가 이름 앞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한 번도 소방차가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소방차는 네 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기회가 돼 앨범을 내거나 더 자주 만나고 계도 하면 좋겠다."
김= "새 음반을 낸다거나 재결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만약 이번 일이 없었다면 지금쯤 건설적인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점진적으로 (재결합 관련) 의논해 보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근데 따지고 보면 소방차는 해체한 건 아니다. 활동을 오랫동안 안 한 거다. 그러니 재결합이라는 말은 안 맞는 거 같다."
- 앞으로 계획은.
정= "상원씨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할 것 같다. 보살핀다는 의미가 나쁜 건 아니지 않나. 친구로서 상원씨를 보살필 거다. 또 좋은 기회, 좋은 기사로 소방차가 회자되면 좋겠다. 소방차는 굉장한 네임이자 레전드 그룹이다. 소방차라는 이름을 더럽히면 안 될 거 같다. 가요계 어른으로서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