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 등 다수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는 11일(한국시간) "다르빗슈가 컵스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6년, 보장 금액은 1억2600만 달러다.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최대 1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계약으로 알려졌다. 트레이드 거부권, 2년 뒤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도 있다. 아직 컵스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신체 검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다르빗슈는 선발진 강화를 노리는 팀들이 눈독을 들이던 투수다. 최대 8개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개막을 앞두고도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저 소문만 무성했다. 지난주까진 미네소타행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간 5년, 총액 1억 달러 조건을 거절했다"는 후문도 돌았다. 한 매체는 "선수가 LA 다저스에 잔류하고 싶어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컵스는 2015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제이크 아리에타가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난 탓에 선발진 무게감이 떨어졌다.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했다. 스토브리그가 개막한 시점부터 다르빗슈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ESPN'에 따르면 컵스 구단 역사상 4번째로 1억 달러가 넘는 FA 계약이 성사됐다고 한다. 다르빗슈는 존 레스터, 카일 헨드릭스, 호세 퀸타나 그리고 타일러 챗우드와 선발진을 구성할 전망이다.
다르빗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소속으로 7시즌(2005~2011년)을 뛰었다. 통산 93승38패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2011시즌 종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5170만3411달러를 써내며 교섭권을 따낸 텍사스와 6년 총액 6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데뷔 첫 시즌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부상 재활을 겪으면서도 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엔 다저스로 트레이드가 됐다.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가 선발진을 강화했다. 9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선 활약했지만 월드시리즈에선 부진하며 가치를 극대화시키진 못했다. 그럼에도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됐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 대부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엔 가치가 떨어졌다. 다르빗슈는 연달아 5년 이상 장기 계약에 성공한 첫 번째 일본인 투수로 남았다. 컵스는 2016년,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다저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탈락했다. 다르빗슈 영입이 '왕좌 탈환'의 교두보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