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사적 현장은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2017 SBS 연예대상서 벌어졌다.
이날 대상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고 있는 어머니 네 명에게 돌아갔다. 프로그램도 아닌 정확히 어머니 네 명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올해 SBS 최고 효자 예능이다. 전국시청률 20%를 넘어서며 1년 가까이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서도 예능 작품상을 받았다. 출연 중인 김건모·박수홍·토니안·이상민 못지 않게 어머니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광고는 물론 유행어까지 낳으며 그야말로 '셀러브리티'가 됐다.
당연히 '미운 우리 새끼' 속 인기 요인은 어머니들이다. 신동엽·서장훈이 MC로 나오곤 있지만 역할이 크진 않다. 서장훈이 티격태격 싸우는 케미스트리도 김건모 어머니와 발생한다. 이렇듯 '미운 우리 새끼'의 일등공신은 어머니들이 맞다. '미우새'에서 대상이 나온다면 어머니들이 받는게 이상한 그림은 아니다.
그러나 대상을 놓곤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 박나래는 유재석으로 분장한 뒤 유력한 대상 후보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김구라·신동엽·유재석 등. 전체적인 흐름은 세 사람 중 한 명이 대상일거라고 예상됐다. 제작진이 짜여놓은 그대로 흘러갔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상은 인터뷰를 하지도 않은 '미운 우리 새끼' 어머니들. 1년간 고생한 방송인들에겐 자칫 허무한 상황일수도 있다. 처음부터 어머니들까지 대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면 이렇게까지 허무하진 않을 터. 대상 발표를 앞두고 10분 이상 인터뷰를 진행한 박나래만 헛수고를 한 셈이 돼 버렸다.
그럼에도 감동적인 순간도 있었다. 어머니들의 수상에 이상민은 눈물을 쏟았다. 편찮은 어머니가 참석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들이 효도하지 못할 때는 건강하셨다. 이제 효도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는데 어머님이 자주 아프다"고 오열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김건모 어머니 이선미 여사는 "밤 늦은 시간까지 봐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드린다. 더욱 더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