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L씨(47세, 여)는 지난 봄부터 떨어지지 않는 감기로 골치를 앓다가 방학을 맞아 병원을 찾았다. L씨의 증상은 목이 늘 불편하고,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서 목소리도 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검사 결과 L씨의 증상은 뜻밖에 감기가 아닌 종양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편도 근처에 발생한 종양이 목의 이물감과 목소리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L씨의 경우에는 다행히 발견 시기가 빨라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받고 재발을 줄이기 위해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추가하기로 했다. L씨를 치료하고 있는 땡큐서울이비인후과 하정훈 원장은 “목과 코, 입 속 등 두경부 위치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일찍 발견하면 90% 이상 치료가 되지만, 발견시기가 늦어지면 인체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입거나 얼굴 표면의 일부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 해 발표한 암 발생 건수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발생한 암 질환은 21만 7,057건으로 집계됐다.(2014년 기준) 이렇게 발생한 암의 대부분은 갑상선암, 위암, 폐암, 간암처럼 잘 알려진 암종이었다. 코-얼굴-목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발생률이 연간 5천 건에 채 미지치 않는 희귀암이다.하지만 우리 사회의 노령화 경향이 심화되면서 그 위험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암이기도 하다.
두경부암은 입술, 혀, 잇몸, 인두, 콧속, 후두 등 목으로부터 입까지 호흡기와 소화기 내에 발생한 종양을 말한다. 이하선, 악하선, 소타액선 등 침샘에 종양이 생기는 타액선암도 두경부암에 속한다. 흡연, 음주, 잘못된 구강 위생관리,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자외선이나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성접촉으로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가 원인인 두경부암이 증가 추세에 있다.
두경부암은 시각적, 후각적, 발음적 기능 장애를 초래하기 쉬우며 림프절 전이가 쉽게 일어나 치료가 어려운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의복으로 감추기 어려운 부위에 종양이 발생하는 탓에 치료 과정에서 인체기관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 미용적 문제를 감수해야 한다. 다행히 조기에 종양을 발견한 경우에는 간단한 수술 만으로 90% 이상의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두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구강 위생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두경부암 발생 위험을 소홀히 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건강한 성생활을 하는 것도 두경부암 예방에 필수적이다. 3주 이상 구강 내 궤양이나 부종이 낫지 않는다면 두경부암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한 달 이상 음식물을 씹고 삼키기 어렵거나 목소리가 변한 채 돌아오지 않는다면 두경부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두경부암이 발생한 상태에서 마비나 호흡곤란 등의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치주질환과 무관하게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땡큐서울이비인후과 하정훈 원장(사진)은 “경험 많은 두경부암 전문가가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진찰이 조기딘단에 가장 중요하다. 의심스러운 부위가 있으면 내시경검사, 초음파검사, CT검사와 함께 조직검사를 지체없이 시행해야 한다.”라며“두경부암이 전이가 쉽고 미용적, 기능적 요소를 고려해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충분한 의료기관을 통해 치료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