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타이틀롤 유설옥 역을 맡은 그는 특유의 발랄함으로 생활밀착형 추리물이라는 낯선 장르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만들었다.
그간 봐왔던 최강희의 연기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로코 주인공이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줌마로 변신했다. 러브라인 따윈 없었다. 그저 열심히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아줌마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강희는 사랑스러웠다. 오랜 방황 끝에 드디어 진짜 자신과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난 덕분이었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최강희는 남몰래 겪었던 우울증부터 '추리의 여왕'으로 변한 자신의 성격까지 솔직히 털어놨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아줌마 연기는 어땠나.
"정말 좋았다. 아줌마 소리를 들으면서 맘껏 귀여운 척을 해도 괜찮았다.(웃음) 누가 날 어떻게 볼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게 좋앗다. 난 안티가 없는 편이었는데도,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복적인 캐릭터를 하면서 정체된 느낌도 있었다. 옛날에 내가 손으로 'V'를 그렸을 때와 나이를 먹어서 'V'를 했을 때 반응이 다른 것만 같더라. 아무래도 다른 사람 시선을 신경써야 하는 환경 속에 있으니까. 내가 좋으면 좋은건데 싡경이 많이 쓰였다. 동안에 대한 질문이 여전히 많다. 난 동안 말고는 물리는 사람인 것만 같았다. 꼭 동안 글씨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하고.(웃음) 이 드라마에서 아줌마란 소리가 느끼한데 김치 먹는 것처럼 정말 시원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사람들의 시선이 더 이상 친밀하지 않다고 느꼈다. 사실 동안이란 글자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친밀한 단어는 아닌 것 같다. 4차원도 마찬가지다. 유니크하다고, 귀엽다고 봐줄 수 잇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나이에서 분리되는 것 같았다. 부자연스럽다라는 느낌이 컸고 이물감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를 숨기고 싶었다. 자유롭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턴 밖에 나가기도 싫고 실제 최강희를 보면 사람들이 실망할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었나.
우연인듯 필연인듯 사고처럼 우울증에 걸렸다. 우울증이었는지 몰랐는데, 영화 '애자'부터 불안감은 시작됐다. 영화 '미나 문방구'때부터 연기하는데 에너지가 많이 들더라. 울렁증같았다. 겨우 OK를 받아냈고 수치스러웠다. MBC 드라마 '7급 공무원'은 무사히 찍은 게 기적이었다. 견딜 수가 없었다. 불안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촬영 끝나면 문 따고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되는 거다. 불도 켜지 않고 울고 술만 먹었다. '7급 공무원' 이후 밖에 안 나왔다. 신앙으로 회복했다.
그리고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tvN 드라마 '하트투하트'를 찍었다. '하트 투 하트'는 내가 갖고 있는 공포를 다 드러내고 연기할 수 있어 편했다. 50부작 '화려한 유혹'은 모험이었다. 잘 시간이 없었으니 오늘이 지나도 또 오늘인 거다. 그러다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작품을 선택하지 않게 되더라. 동기 부여를 얻게 된 계기는 월드비전 홍보대사가 되면서 부터다. 우간다에 다녀오고 어떤 사람을 위해 울고 웃고 하며 내가 쓸모 있다고 느껴졌다.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감이 들었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화려한 유혹'을 촬영하며 주상욱과 차예련의 교제 사실을 몰랐나.
"몰랐다. 생각도 못 했다. 어쩐지 왠지 옆에 있으면 안될 것 같고 불편했다. 내가 눈치가 없기로 유명하다. 50부작을 하면서 진짜 몰랐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내가 눈치가 없었다. 난 매니저랑 스타일리스트랑 결혼했는데 그것도 진짜 몰랐던 사람이다. 지금 오서 생각해보면 내가 항상 주상욱 옆에 안 앉고 정진영 옆에 앉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