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5.9 대통령 선거에 따른 권력 공백기에 대표 서민 식품으로 꼽히는 치킨과 라면, 음료 등의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며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대선 전날인 8일 사이다·펩시콜라·레쓰비 등 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7.5% 기습 인상했다.
롯데칠성의 가격 인상은 2015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인상폭은 50원에서 최대 200원이다.
대표 제품인 칠성사이다 250㎖캔 제품은 기존 1300원에서 1400원(7.7%)으로 올랐고 커피 레쓰비 2종은 850원에서 900원으로 5.9% 인상됐다.
가격 인상은 편의점에서 우선 적용됐다. 향후 대형마트 등 할인점에서도 가격 인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칠성은 "그동안 자구 노력으로 가격조정을 억제해 왔으나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 등을 해소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격이 오른 건 음료뿐만이 아니다.
삼양식품은 지난 1일부로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농심도 지난해 12월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치킨 브랜드 BBQ도 이달부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 기습 인상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코카콜라도 같은 달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상향 조정했고, 하이트진로도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인상했다.
이외 차 음료 전문 브랜드 공차코리아, 커피전문점 탐앤탐스,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값을 올렸다.
이들 업체들은 하나같이 곡물가격 등의 재료비, 물류비, 인건비 상승이 제품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한 권력 공백기를 틈타 업체들이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리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9일 대선으로 새 정권이 출범하기 전에 업체들이 미리 가격을 인상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 물가가 계속 인상되며 서민들의 고통이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5%를 밑돌다 올들어 1월 2%대로 올라선 뒤 2월 1.9%, 3월 2.2%, 4월 1.9%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