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제작진이 내세운 '완벽한 아내'의 콘셉트는 '줌마미코'. 아줌마와 미스터리, 코믹을 더한 '줌마미코'는 기획 의도와는 달리 싸이코 스릴러가 돼 버렸다. 결과적으로 주인공 심재복 역의 고소영의 역할도 '안드로메다 행'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소름끼치는 싸이코 조여정(이은희)에게 쏠렸다. 그러자 고소영의 심재복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단순히 분량의 문제가 아니다. '완벽한 아내'의 장르 자체를 바꿔놓는 샛길 빠지기다. 게다가 조여정에게 힘을 실어주다보니 조여정의 악행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조여정은 악행을 반복하고, 고소영은 속수무책 당하기만 한다. 애매모호한 주객전도다.
현실성 부족한 싸이코의 이야기는 결국 이야기 전개를 극단으로 몰고 갔다. 설득력이 떨어질 뿐더러 막장극이라는 혹평까지 이어졌다. 초반 살인사건을 예고하며 신선한 미스터리 전개로 각광받았던 작품이 어느샌가 말도 안되는 막장드라마로 변질됐다.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를 통해 10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아내이자 엄마로서 아줌마 역할에 공감할 수 있었기에 오랜 공백을 깨고 배우로 컴백했다. '완벽한 아내'가 초반 화제몰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고소영 덕분. 또한 고소영은 초반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호평받으며 성공적인 컴백전을 치렀다.
많은 이들이 고소영을 걱정했지만, 정작 함정은 제작진에게 있었다. 단단히 맘 먹고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고소영을 활용하는 방법이 잘못됐다. 선을 넘어버린 주객전도는 결국 차가운 혹평이 돼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