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이하 새노조)와 KBS PD협회는 최근 'KBS 스페셜 광장의 기억(가제)' 편성을 보류한 KBS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29일 'KBS 스페셜, 당장 방송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사측 간부들을 규탄하고 나섰다.
'광장의 기억'은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촛불에 불을 밝힌 광장의 민심을 5개월동안 취재해 담은 다큐멘터리다. 새노조에 따르면, '광장의 기억'의 제작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시기에 맞춰 방송하기 위해 제작과 편집까지 모두 마친 상황. 그러나 사측은 방송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사실상 불방 결정'을 내렸다. 일부 간부들이 '이번 다큐멘터리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대선 이후로 방송을 연기하자'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가 이번 결정의 충분한 명분이 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새노조 측은 사측 간부들이 '광장의 기억' 편집본을 보지도 않고 방송 불가를 결정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이 이번 대선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시청자들을 이해시킬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해당 성명을 통해 '공영방송 종사자라면 반드시 담아야 할 역사의 현장이며 그 의미를 되짚어봐야하는 최고의 다큐멘터리 소재이다'면서 '최근 고대영 사장이 제작본부와 방송본부의 간부들에게 특정 프로그램들과 아이템을 직접 거론하며 편향적이라느니 포퓰리즘이니 야당의 아젠다가 아니냐는 식의 간섭과 통제를 시시때때로 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만일 이런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번 '광장의 기억' 불방도 이런 고대영식 통제의 결과일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 발표 후 논란이 불거지자 KBS는 처음부터 해당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시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KBS 관계자는 "촛불 민심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올해 1월까지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3일', '추적 60분', '명견만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시의성 있게 방송했다. 제작진이 방송을 요구하는 '광장의 기억'에 대해 제작 책임자는 제작 지시를 내린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PD가 역사적 기록과 다른 프로그램에 활용하기 위해 촬영을 요청해 승인했던 사항이다. 그런데 1월 말, 제작진이 기록한 영상을 토대로 방송을 요청해 와, 대선이 끝나는 5월중에 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