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지난달 선보인 신형 5시리즈의 인기가 뜨겁다. 공식 출시 후 사전 계약 4000건을 포함해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같은 기세라면 올해 판매 목표인 2만 대를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BMW는 내친김에 지난해 메르세데스 벤츠에 내준 수입차 1위 자리도 되찾겠다는 각오다. BMW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형 5시리즈의 매력을 살펴봤다.
반자율주행 전 라인업 탑재 강수
신형 5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 자율주행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반자율주행 기술'이 전 모델에 기본 탑재된 점이다. 이에 위험 상황 발생 시 기존에는 단순히 '경고'를 전달했다면 이번 신형 5시리즈는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 및 제동과 가속까지 개입한다.
눈여겨볼 만한 기술은 주변 교통 흐름에 맞춰 스스로 달리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춰 레이더로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게 하고 차량 간격에 따라 저절로 브레이크까지 작동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정체 구간에서 특히 유용하다.
BMW의 크루즈 컨트롤 기술은 경쟁사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앞차가 멈춰 서면 따라 정지하고, 출발하면 자동으로 뒤따라가기 때문에 운전자가 일일이 발로 브레이크 및 액셀을 조작할 필요가 없어 운전에 따른 피로감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차선 이탈 방지 기능도 눈에 띈다. 신형 5시리즈는 앞 유리 위쪽의 카메라와 센서들로 현재 주행 중인 도로의 차선을 읽는다. 만약 운전자가 졸음 또는 부주의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밟으면 운전대를 꺾어 원위치로 되돌린다.
또한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바꿀 때 사각지대의 차를 발견하면 원위치로 방향을 튼다.
측면 충돌 경고도 기본이다. 옆에서 다른 차가 위험하게 다가오면 시각 신호와 스티어링 휠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조향 및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 기능은 운전대를 스스로 조작해 좌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을 따라 달릴 수 있게 한다. 황색 차선도 인식하고, 차선이 없을 땐 앞차의 궤적을 따라간다.
고성능 'M 스포츠 패키지'도 기본
신형 5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은 'M 스포츠 패키지'에 있다. BMW는 국내 모델에만 신형 5시리즈의 전 라인업에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적용하는 특화 전략을 썼다.
BMW의 고성능 라인업인 'M' 모델의 디자인 및 주행 요소들이 일부 가미돼 더욱 스포티하고, 안정감 있는 특징을 살렸다.
대형 공기 흡입구가 있는 전면부, 사이드 스커트 트림, 2개의 직사각형 테일파이프로 구성된 M 에어로다이내믹 패키지와 M 레터링 도어실, 낮아진 M 스포츠 서스펜션과 M 스포츠 브레이크(520d 제외), 18인치(520d)와 19인치(530i, 530d) M 경합금 휠이 장착됐다.
실내에는 뉴 520d와 530i 모델에 알루미늄&펄 크롬 하이라이트 인테리어 트림에 요추 지지대를 포함한 다코타 가죽 소재의 스포츠 시트, 기어 시프트 패들이 포함된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장착됐다.
높아진 가격경쟁력
반자율주행 기술과 M 스포츠 패키지를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고도 가격 인상을 억제한 것은 BMW가 내건 '마지막 승부수'다.
신형 5시리즈의 가격은 520d가 6630만~7120만원, 530i 6990만~7480만원, 530d(출시예정)는 8790만원으로 이전 모델보다 170만~300만원 정도 인상됐다.
하지만 300만원 가치의 반자율주행 기능과 1000만원 상당의 M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경쟁 모델인 벤츠 신형 E클래스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뉴 530i M 스포츠 패키지가 6990만원인 데 비해 E300 아방가르드는 7420만원으로 530i가 430만원 싸다. 4륜구동 모델도 뉴 530i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가 7340만원, E300 4매틱 아방가르드가 7770만원으로 뉴 530i x드라이브가 430만원 저렴하다.
신형 5시리즈를 앞세운 BMW의 올해 목표는 '국내 수입차 1위 탈환'이다. BMW는 지난해 전년 대비 12% 성장한 4만8459대를 판매했지만 5만6000여 대를 판매한 벤츠에 7년 만에 1위를 내줬다. 5시리즈는 단종을 앞두고도 분전해 1만7623대가 판매됐지만 2만2837대가 판매된 신형 E클래스의 성장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올해는 뉴 5시리즈의 성공과 다양한 신차를 앞세워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벤츠와 건전한 경쟁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